"역대급 결승전이었다"(e스포츠 커뮤니티 PGR21 관계자). "기대가 처음엔 없었지만 갈수록 손에 땀을 지는 경기였다. 두 선수의 내년 성적이 기대된다"(e스포츠 팬).
수비형 선수의 맞대결은 생각만 하면 질릴 수도 있지만 '레인' 정윤종(SK텔레콤)과 '철벽' 김민철(웅진)이 맞붙었던 스타2 국내 왕중왕전인 핫식스컵은 스타2 마니아들도 감탄할 수 밖에 명승부였다.
8일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 특설무대에서 열린 ' 2013 핫식스컵 라스트 빅매치' 정윤종과 김민철의 결승전은 당초 반신반의 하는 결승전 매치업이었다. 프로토스와 저그의 맞대결이었지만 수비형 선수의 맞대결이라 기대반 실망반이었다. 하지만 동족전이 아니고, 한 가닥이 있는 두 선수의 대결이 운영형 경기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맞아 떨어졌다.

초반 정윤종이 쉽게 달리면서 흥미가 떨어질 법한 상황에서 김민철의 날카로운 반격이 성공하면서 기대감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한 수씩을 제대로 주고받은 2-2 스코어. 팬들의 기대감은 오를대로 올랐다.
이 기대감은 5세트 '벨시르잔재'에서 절정에 달했다. 2인용 전장인 '벨시르잔재'에서 김민철은 11시, 정윤종은 대각선 위치인 5시에 시작한 5세트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쥘 수 밖에 없었다.
양 선수 모두 무난하게 앞마당을 차지하면서 시작했지만 김민철이 승부수를 빨리 띄우면서 경기 흐름이 흥미진진해졌다. 앞마당을 가져간 후 일벌레를 충원하지 않고 저글링을 빠르게 생산한 김민철은 정윤종의 앞마당 급습에 성공하면서 본진까지 휘젓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에서 정윤종이 가지고 있는 병력은 오직 파수기 1기 뿐이었고, 김민철의 후속 저글링은 계속 밀려들어오는 상황이었다. 모선핵의 에너지포와 연결체의 광자과충전에 의지하면서 막기에는 화력도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윤종이 그걸 막아내는 기적같은 수비가 반전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정윤종은 파수기를 차분하게 잃지 않고 모아내면서 고비를 넘겼고, 김민철은 다소 아쉬운 운영으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분명 김민철이 바퀴와 군단숙주를 먼저 가는데 성공하면서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정윤종의 승부수가 그림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저글링으로 본진을 막기 급급했던 순간 취소했던 우주관문의 나비효과로 인해 암흑기사 견제가 멋지게 통했던 것. 우주관문 유닛이 없자 포자촉수를 건설하지 않았던 김민철은 속수무책으로 정윤종의 암흑기사에 일꾼이 무려 35기가 솎여지면서 자원 수급이 꼬였고, 결국은 승부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정윤종의 암흑기사는 추가로 20킬을 더 추가하면서 역전극의 쐐기를 박았다.
김민철 입장에서는 잔인한 역전패였지만 정윤종쪽으로는 역전극이라는 과실을 얻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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