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상황 속에서 때로는 독설도 힘이 될 수 있다. 독설에 담긴 진심이 느껴진다면 더더욱 위로가 된다. 프로듀서 양현석은 날카로운 독설과 따뜻한 위로를 오가는 심사평으로 'K팝스타3' 참가자들을 따뜻하게 감싸는 심사위원이다. 제작자이자 심사위원으로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것도 잊지 않지만 참가자들의 무대에 진심으로 답하려고 노력한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3'(이하 K팝스타3)에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실력파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깨끗한 음색과 깊은 소울을 가진 참가자들이 심사위원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그 중에는 분명 다소 부족한 실력의 참가자들도 있었다. 1년을 꼬박 연습하고 'K팝스타3'에 재도전했지만 부족한 실력을 지적받기도 했다.
양현석은 그런 참가자들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그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날카롭게 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말로 그들을 위로했다. 유희열과 박진영이 인정할 정도로 멋진 심사평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진행된 본선 1라운드에서는 지난해 시즌2에 출연했던 걸그룹 퍼스트원이 오디션에 재도전했다. 퍼스트원은 지난 1년 동안 연습한 노래와 춤을 보여줬지만 심사위원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양현석은 "1년 사이에 실력이 늘은 건 사실이지만 만약 YG에 와서 이런 실력을 보여줬다면 1년만 더 연습하고 오라고 했을 것 같다. 제작사 모습과 심사위원 모습이 다르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합격을 주겠다"고 심사평을 했다.
이어 박진영 역시 좋지 않은 평가를 했고, 퍼스트원은 눈물을 훔치며 무대를 내려갔다. 울고 있는 퍼스트원을 지켜보던 양현석은 갑자기 그들을 다시 불렀다. 양현석은 "다시 부른 이유는 내 앞에 와일드카드 기억하나. 한 장밖에 못 쓰지만 열심히 연습해왔으니까"라고 말하며 와일드카드를 퍼스트원에게 내밀었다. 이어 양현석은 "이 카드에 적어주겠다. 춤 동선 안 맞아도 되니 이만큼 즐긴다는 걸 알아야 한다. 마지막 기회니까 마음 편하게 먹고 뭔가 보여 달라"라고 말하며 카드에 '즐겨라. 연습하지 마라'라고 적었다.
결국 실력이 조금 부족했지만 진심으로 꿈을 꾸고 오디션에 참가한 퍼스트원의 마음을 읽은 것.
또 양현석은 트로트 신동 홍정희에게도 따뜻함이 섞인 심사평을 해 눈길을 끌었다. 홍정희는 과거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트로트 신동으로 출연했던 참가자. 하지만 트로트가 아닌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고 싶어 가출을 했을 정도로 아버지와 갈등을 겪었다고 밝혔다.
홍정희의 노래를 들은 양현석은 "내가 보기에 성량이 굉장히 좋다. 그런데 그 좋은 성량을 활용하지 못했다. 본인에게 맞지 않는 곡을 선곡했다"며 "하지만 트로트를 잘하는 사람이 가요로 돌아오기 힘든데 전혀 트로트의 감성이 없었다. 그 음악을 한 번 더 들어보는 게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고 말하며 합격을 줬다. 양현석의 심사평에 유희열과 박진영은 감탄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양현석뿐 아니라 유희열과 박진영 모두 참가자들의 실력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가수라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분석하고 참가자들만큼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를 지켜봤다. 오디션에 합격을 하고 못하고를 떠나 심사위원들의 이런 진심어린 조언과 격려가 참가자들에겐 또 다른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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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