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유이가 아역배우 김유정의 그림자가 강하게 드리웠던 ‘황금무지개’에서 자신만의 상큼발랄한 매력과 진한 눈물 연기를 보여줬다. 유이는 부담스러울 법한 김유정의 빈자리를 훌륭히 채우며, 여주인공으로서의 높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유이는 지난 8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 12회에서 그동안 김유정이 연기했던 김백원으로 첫 등장을 했다. 무려 11회 동안 아역배우들이 이끌었던 이 드라마는 이날 유이를 비롯해 정일우, 이재윤, 차예련 등 성인배우들이 본격적으로 나왔다.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눈물 연기를 보여줬던 김유정을 이어받았던 유이에게 관심이 쏠렸던 상황. 유이는 첫 등장부터 자신의 내공을 입증했다. 그는 경찰로서 비밀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술집 여종업원으로 잠복근무를 하는 과정에서 섹시한 봉춤을 소화했다. 또한 남자들도 제압할 수 있는 화려한 발차기로 시선을 압도했다.

외적인 부분으로만 백원이라는 인물을 표현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동생처럼 여겼던 김영원을 잃어버린 것을 원망하며 눈물을 쏟는 장면에서 연기자로서의 안정적인 연기력을 드러냈다. 이날 백원은 영원을 잃어버리게 된 이유가 된 김만원(이재윤 분)을 탓하면서 오열했다. 동생 영원에 대한 애틋한 감정과 만원에 대한 울분은 유이의 눈물 연기로 오롯이 표현됐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흐르듯 눈물을 뚝뚝 흘리고, 답답한 심경을 토해내듯 내뱉는 대사 전달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유이는 이날 양아버지 김한주(김상중 분)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좌충우돌 매력을 보여줬다가, 동생 영원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서는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브라운관을 물들였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백원의 고난 극복기를 통쾌하게 그리는 것이 관건인 만큼 백원을 연기하는 배우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야 현재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다. 이날 유이는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전환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간극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한편,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긍정적이고 밝은 매력을 뽐냈다.
유이는 2011년 KBS 2TV 주말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에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후 ‘버디버디’, ‘전우치’ 등을 거치며 연기력을 탄탄하게 쌓아왔다. 가수 활동을 겸업하면서 연기를 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그러하듯 성장통을 겪기도 했지만, 매 작품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연기력으로 배우 유이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황금무지개’는 유이가 주목받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드라마. 첫 등장부터 호평을 받으며 상쾌한 첫 출발을 한 유이가 앞으로 ‘황금무지개’에서 종횡무진하며 보여줄 활약에 기대를 더 걸어본다.
한편 ‘황금무지개’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연결 지어준 일곱 남매의 인생 여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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