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사랑해서’, 막장극과 차원 다른 불륜 접근 방식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2.09 07: 28

공감을 주무기로 내세우는 착한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가 자극적인 소재가 될 수 있는 불륜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불륜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일부 막장 드라마와 달리 불륜 사실여부와 관계 없이 신뢰에 금이 가고 상처를 입는 가족의 심경에 집중했다.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는 지난 8일 방송된 21회에서 아내 정유진(유호정 분)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인해 오해받을 행동 자체에 선을 그었던 남편 강성훈(김승수 분)이 불륜 오해를 받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성훈을 짝사랑했던 이민영(정소영 분)으로 인해 성훈은 내연녀와 호텔을 드나드는 파렴치한으로 몰렸다. 유진은 아버지 정현수(박근형 분)가 불륜으로 엄마가 다른 동생 정재민(이상엽 분)을 낳은 고통으로 인해 불륜을 용서할 수 없는 인물. 유진은 자신을 믿어달라고 매달리는 성훈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아버지와 남편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다.

바로 혼외아들을 낳은 아버지도, 자신에 대한 신뢰를 깨뜨린 남편에 대한 분노로 오열한 것. 성훈은 자신이 호텔에 간 처세 자체는 잘못됐지만, 불륜관계는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유진은 그 어떤 이야기도 받아들일 준비가 없었다. 이미 남편에 대한 신뢰가 산산조각 났기 때문.
물론 오해를 받는 성훈의 가슴도 미어졌다. 성훈은 아내에게 솔직하게 말하면 진실을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유진이 길길이 날뛰며 이혼을 선언하자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에게 오해를 살까봐 외간 여자와는 폐쇄적인 공간도 피했던 완벽한 남편 성훈이었기에 불륜 오해로 인한 상처는 유진 못지 않았다.
여기에 자신의 과거 잘못으로 인해 남자에 대한 신뢰가 없이 결혼생활을 하다가 남편을 오해하고 이 때문에 절망하는 딸 유진을 보는 현수의 마음도 지옥에 가깝다. 유진은 남편과 함께 아버지 현수를 동시에 원망하며 울분을 토했고 이 모습은 현수에게 날카로운 못이 박히는 듯한 아픔이 됐다.
이처럼 ‘사랑해서 남주나’는 기존의 인기 막장 드라마와 다른 불륜 접근 방식을 보이고 있다. 부부간의 신뢰를 깨버리는 행동으로 갈등을 보이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인물이 각자 처한 상황과 세밀한 심경 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부 뿐만 아니라 가족이 받는 충격을 밀도 있게 표현하며 불륜으로도 따뜻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남편을 이해할 수 없는 유진과 아내에게 미안하면서도 실망하는 성훈, 그리고 모든 잘못의 책임을 지려는 현수의 가슴에 인이 박힌 듯한 상처는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할 정도로 절절했다.
그동안 공감 가득한 전개와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사랑해서 남주나’는 이처럼 흔하디 흔한 불륜도 급이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인물들이 착하지만 그래서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우리네 이야기를 한다. 불륜 오해로 촉발된 ‘사랑해서 남주나’의 갈등은 가슴에 와닿아서 재미있는 현실 어느 한편을 다루고 있다.
한편 ‘사랑해서 남주나’는 인생의 황혼기에서 새로운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과 좌충우돌 부딪히며 성장해 나가는 청춘들의 사랑, 가족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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