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인은 서른 부터', 이번에도 통할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2.09 06: 13

이제 한국을 찾는 외국인선수의 연령도 많이 낮아졌다. 과거에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선수들은 전성기를 지나 황혼기에 접어든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 한국프로야구의 수준과 자금동원력이 많이 올라오면서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만한 선수들이 한국을 찾는 일도 잦아졌다.
그렇지만 롯데의 외국인선수 영입추이를 살펴보면 만 서른이 안 되는 선수는 잘 데려오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만 서른이 채 못되는 선수를 영입한 건 2010년 라이언 사도스키(당시 만 28세)였다. 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6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존 갈(당시 만 28세)이라는 이름까지 나온다.
올해만 하더라도 롯데는 유먼(34)과 옥스프링(36) 두 명으로 마운드를 꾸렸다. 한국무대 2년 차인 유먼은 작년보다 구위는 다소 떨어졌어도 뛰어난 완급조절과 꾸준한 활약으로 13승 4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고, 옥스프링은 시즌 초 부진을 딛고 13승 7패 평균자책점 3.29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모두 나이가 서른 살을 훌쩍 넘긴 선수들이다. 옥스프링에 앞서 영입했던 리치몬드도 계약 당시 만 33세였다. 롯데에서 젊은 선수를 보기 힘든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외국인선수 영입 방침때문에 그렇다.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할 점은 당연히 기량이다. 하지만 훌륭한 기량을 가진 선수는 몸값이 비쌀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주어진 여건에서 절충을 해야 한다. 성장 가능성, 적응력, 인성, 나이 모두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롯데는 이 가운데 적응력을 가장 앞에 둔다. 때에 따라서는 기량과 동등한 가치를 두고 선수를 영입하는데 참조한다. 아무래도 다양한 경험을 한 선수가 적응력도 좋을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보면 데려오는 선수들의 평균연령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롯데의 이러한 외국인선수 영입 방침은 성공적이다. 2008년 이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선수는 가르시아, 매클래리, 코르테스, 애킨스, 사도스키, 코리, 부첵, 유먼, 옥스프링 등 9명인데 이 가운데 조기퇴출된 선수는 매클래리와 코리 두 명 뿐이었다.
특히 롯데가 작년 유먼을 영입할 때, 그리고 올해 옥스프링을 영입할 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다른 구단처럼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선수를 데려온 건 아니지만 유먼의 다양한 경험과 기량, 그리고 옥스프링의 적응력을 고려해 영입을 결정했었다.
이제 롯데는 외국인타자 영입이라는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이제 최종후보 4인 정도를 놓고 선택하는 과정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롯데가 서른이 넘은 선수를 데려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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