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한화)의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이한 SK다. 이만수 감독의 고민도 크다. 하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가진 자원을 모두 동원해 내년 4강 재진입에 나선다. 전력 구상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SK는 올해 오프시즌에서 이렇다 할 전력보강을 이뤄내지 못했다. 오히려 팀 부동의 2루수이자 리드오프였던 FA 정근우를 잃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신현철 이정담 김대유를 영입해 비교적 만족스러운 지명 성과를 얻었지만 5명의 선수가 다른 팀에 지명되는 손실도 있었다.
이만수 감독이 처한 어려움도 크다. 정근우의 이탈 후 부쩍 고민이 늘었다. 이 감독은 “너무 큰 선수가 빠져 나갔다. 외국인 선수가 온다고 해도 정근우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시즌 시작의 시작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전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이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지고 있다.

주전 선수들을 모두 데리고 마무리캠프에 다녀왔던 이 감독은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 중이다. 이 감독은 “큰 선수가 나갔지만 대신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찾을 수 있지 않겠나”라며 애써 좋은 쪽을 들췄다. 다른 선수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이 감독은 취약 포지션 구상의 경우는 새롭게 판을 짠다는 생각이다. 내부 경쟁을 통해 팀 전력 극대화를 꾀한다.
이 감독은 “원점에서 다시 끼어 넣겠다”라고 했다. 먼저 야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야는 2루와 유격수가 핵심이다. 3루는 최정, 1루는 박정권 등 확실한 선수가 있는 반면 정근우가 빠진 2루와 경쟁이 치열한 유격수 포지션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야수는 다시 한다고 해도 몇몇 포지션만 하면 된다”라고 말하며 이 지점을 주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2루는 지난해 정근우의 백업이었던 김성현을 비롯, 2차 드래프트에서 데려온 신현철, 2루 겸업을 시도하고 있는 나주환 등이 경쟁한다. 유격수 자리도 마찬가지다. 박진만 나주환 김성현이 모두 유격수를 맡아볼 수 있다. 주전을 향한 내부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외야는 이미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라는 기존 선수에 이명기 한동민 임훈까지 주전 경쟁에 뛰어 들었다.
투수 쪽은 불펜 구상이 키 포인트다. 이 감독은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대략적인 구상이 서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다시 맞춰 봐야 한다”라며 확실한 구상은 아님을 말했다.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불펜 구상은 사실상 다시 시작할 전망이다. 당장 중요한 마무리 보직을 비롯해 손을 대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스프링캠프에서 내부 경쟁을 유도하며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이 이 감독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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