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다른 구단과 싸웠던 SK의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바다 건너에서도 경쟁자가 등장했다. 그런데 상대가 만만치 않다. 외국인 선수 크리스 세든(30)을 놓고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판 승부가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일본 언론들은 “요미우리가 선발진 보강을 위해 2013년 한국프로야구 SK에서 뛰었던 크리스 세든을 비롯한 몇몇 외국인 선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세든은 올해 SK에 입단, 30경기에 나가 14승6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최고 외국인 투수 중 하나로 활약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대 초반으로 빠르지 않으나 큰 키에서 나오는 낙차 큰 공과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SK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다.
SK는 세든은 물론 세든과 함께 SK의 유니폼을 입은 좌완 조조 레이예스(29)와의 재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두 선수는 올해 SK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당초 분위기는 낙관적이었다. SK는 두 선수를 원했고 두 선수 역시 한국에서 뛰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었다. 최근까지도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구단 관계자들은 12월 초까지만 해도 “변수는 일본이나 미국인데 아직까지 두 선수를 원하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다”며 재계약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그것도 큰 변수인 요미우리다. 요미우리를 비롯한 일본프로야구계는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낸 투수라면 일단 검증이 됐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몸값도 일본 내 외국인 선수에 비하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요미우리의 세든 영입설도 여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SK는 일단 소식통을 총동원해 진위 파악에 나서고 있다. 실제 요미우리와 접촉했을 수도 있지만 에이전트가 몸값을 올리기 위해 요미우리를 활용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영팀 관계자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세든과 접촉하고 있다. 그만큼 SK는 절박한 심정이다. 현실적으로 세든만한 외국인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만수 SK 감독 또한 세든을 다음 시즌 전력 구상에 포함한 상황에서 놓칠 경우 파장이 우려된다.
실제로 요미우리가 세든에 관심을 보일 경우 SK가 세든 쟁탈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연봉에서 차이가 난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대우가 더 좋은 일본을 선호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한 관계자는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라면서 “사실 외국인 투수 선발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세든 만한 기량이 있느냐는 것이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SK가 세든을 붙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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