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김지수에 의한 '따말', 단순 불륜극 아닙니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12.10 08: 34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를 단순 불륜극이라 치부하기엔 아쉬움이 많다. 극 중 송미경 역을 맡은 김지수의 열연이 이 드라마를 한 차원 높이 업그레이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김지수가 맡은 송미경은 남편 유재학(지진희 분)의 불륜을 알고도 가정을 지키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묵인하는 여인이다. 그리고 지난 9일 방송분에서 드디어 그 시한폭탄 같은 감정이 터지고 말았다. 송미경은 한결같은 자신을 버리고 나은진(한혜진 분)을 사랑한 남편에게 그동안 숨겨왔던 울분을 터뜨렸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첫 인상은 불륜극이다. 드라마는 어떠한 과정 없이 바로 연인인 나은진과 유재학의 모습을 비춘다. 그리고 유재학을 향한 나은진의 이별 통보가 이어졌다. 협박 편지를 받는 나은진도 등장했다. 모두 첫 방송에 등장한 전개였다. 아침부터 심야까지 국내 드라마 단골 소재인 불륜이 '따뜻한 말 한마디'를 이루는 메인 축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단순히 불륜극이라 치부하기엔 설명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이 드라마는 감성 스릴러라는 낯선 장르를 지향하고 나섰기 때문. 그리고 그 장르가 기꺼이 가능하게 된 데에는 김지수의 연기 내공이 큰 몫을 했다.
김지수는 송미경의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 내면을 탁월히 표현해내고 있다. 주로 독백으로 표현된 송미경의 내면은 그 속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어떠한 감정의 존재는 드러내는 김지수의 표정으로 표현된다. 한없이 불쌍하지만 미련스럽기도 한 송미경의 감정 흐름에 시청자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같은 김지수의 섬세한 연기 덕분이다.
드라마를 스릴러로 만드는 것 또한 김지수의 몫이다. 송미경은 극 중 유재학과 나은진에게 사람을 붙인다. 그 사람이 낸 교통사고에 크게 화를 내는 장면에서 짐작해볼때 송미경은 두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의도는 없다. 그러나 유재학 앞에서 더욱 조강지처의 모습을 보이려고 하거나 나은진에게 몰래 접근하는 송미경의 음울한 분위기는 이러한 스릴러적인 요소를 극대화시킨다. 아름다운 얼굴로 찬찬히 읊조리듯 나은진에게 "네가 싫다"고 말하는 김지수의 연기는 별다른 사건 없이도 극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무엇보다 김지수의 열연은 9일 방송 말미에 극에 치달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디어 그는 유재학 앞에서 분노하고 울부짖었다. 얌전한 아내 그 자체였던 그는 "왜 사람을 이렇게 후지게 만드냐. 아름답게 살 수 있었다. 자애로운 엄마 순종적인 며느리 다 할 수 있었는데 당신이 다 망쳐버렸다"고 말하면서 가슴을 내리쳤다. 마치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상황인 듯 폭주하는 김지수의 연기는 송미경 그 자체였다.
송미경이 유재학의 불륜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드라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송미경의 분노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하고, 이에 따라 '따뜻한 말 한마디'는 강한 스릴러를 선보일 예정. 이 긴장감 가득한 스릴러 불륜극에서 김지수가 펼칠 연기 내공에 기대감이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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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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