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의 명성이 과거만 못한 요즘이다. 예전만 못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지상파 유일 1인 토크쇼 '힐링캠프'는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9일 방송된 '힐링캠프'에는 방송인 김구라가 게스트로 출연, 특유의 화려한 입담은 물론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속내까지 모두 보여줬다. 과거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던 시절 이야기부터 도박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신정환의 이름까지 거론된 대담한 토크였다.
앞서 방송 전 김구라의 출연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여러 프로그램 MC를 맡고 있는 그가 드물게 일인 토크쇼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사실과 김구라가 가진 기승전결 분명한 인생의 굴곡이 큰 재미를 줄 것이라 예상됐다.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오래 호흡을 맞춰 온 MC 이경규와의 만남도 기대를 가져다줬다.

그러나 이날 방송은 그다지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어떤 TV프로그램을 평가할 때 가장 객관적인 지표가 돼 주는 시청률로 봤을 때, '힐링캠프'는 6.0%(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시청률 소폭 하락을 보였다. '힐링캠프'의 시청률이 하락한 반면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시청률 상승과 동시에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를 미루어보아 '힐링캠프'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일 방송분인 김수로 편이 이번 김구라 편과 비슷한 시청률을 보였다는 것으로도 방증된다. 전문 방송인을 능가하는 입담의 김수로가 출연한 토크쇼의 성적 치고는 실망스럽기 때문. 이 뿐 아니라 '힐링캠프'는 지난 김성주 편이 7%대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곤 줄곧 6%대를 유지했다. 지난달 11일 방송된 신경숙 편은 4%대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힐링캠프'가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이유는 사실 게스트의 문제다. 최근 '힐링캠프'는 과거완 달리 주로 연예인들을 게스트로 등장시키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힐링캠프'라는 타이틀에서도 엿볼 수 있듯, 단순히 웃음을 주는 토크쇼가 아니었던 이 프로그램은 어느샌가 그저 그런 평범한 토크쇼로 전락했다.
그렇기에 김구라의 출연에도 그다지 시청률 면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상황도 설명이 가능하다. 김구라는 분명 흥미로운 인생사를 가진 그리고 국내 최고의 입담꾼 중 하나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무언가 남다른 토크쇼 '힐링캠프'를 기대한다. 그런 면에서 김구라의 출연은 충분히 흥미롭기는 하지만 시청자들의 '니즈'와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하락세의 요인을 또 한가지 들자면, MC들의 정형화된 캐릭터다. MC로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은 성유리를 제외하고 2년 넘는 시간동안 프로그램을 지켜온 이경규와 김제동은 같은 캐릭터를 유지하고 있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처럼 여러 명의 MC들이 서로 치고 박는 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이 같은 캐릭터 유지는 자칫 프로그램의 정체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 반복되는 토크의 패턴은 더 이상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역부족이다.
지상파 유일 1인 토크쇼로서 '힐링캠프'가 가진 의미는 작지 않다. 그동안 여러 유명인사가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고 그만큼 '힐링캠프'만의 역사도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제 변화의 때가 왔다. 월요일 예능의 왕좌를 '안녕하세요'에 넘겨준 지 오래인 '힐링캠프'에 변화의 결심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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