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불펜을 일으킬까?
2013시즌 KIA의 불펜진은 역대 최약체였다. 불펜의 에이스가 없었고 어떤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더라도 불안한 투구를 했다. 소방수도 큰 문제였지만 허리는 더욱 약했다. 불펜 방어율(5.32)은 최하위였다. 결국 지키는 야구가 실패하면서 팀 성적도 8위까지 내려 앉았다.
믿었던 2년차 박지훈이 밸런스를 잃어버리며 부진했다. 역시 이적생 송은범은 불펜에서 부진한 투구끝에 선발투수로 전환했다. 이적생 신승현도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팔꿈치 수술을 딛고 돌아온 좌완 심동섭도 예전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더욱이 신승현은 시즌을 마치자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선동렬 감독이 지난 11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불펜의 재건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무너진 불펜 때문에 고민이 깊다는 의미이다. 그러면서도 새롭게 가세한 얼굴들을 주목하고 있다. 군에서 복귀한 곽정철(27)과 박성호(27), 2차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김태영(33)이다. 선 감독은 "내년에는 곽정철, 박성호 김상현(김태영)이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정철은 지난 2005년 윤석민과 입단 동기생이었고 2009년 우승 당시 믿음직한 우완 불펜요원이었다. 팔꿈치 수술이후 재활관 군입대로 2년 간 실전경험이 없었다. 현재 함평훈련장에서 매일 훈련을 하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강렬한 복귀 의지가 있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선감독은 "군입대전의 구위만 되찾는다면 불펜의 기둥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강속구투수 박성호에 대한 기대도 크다.한화에서 KIA 이적후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50km짜리 공을 뿌렸지만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력이 신통치 못했다. 2010년과 2011년 2년동안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채 상무에 입단했다. 그러나 복귀후 훈련에 매진하면서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선감독은 "마무리 캠프에서 계속 지켜봤다. 훈련을 열심히 했고 좋은 볼도 던졌다. 내년 충분히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활약을 기대했다.
특히 베테랑 투수 김태영은 두산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남다르다. 불펜진의 기둥투수로 생각하고 있다.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김태영을 최우선 후보로 꼽았고 실제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김태영이 불펜진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곽정철, 박성호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김태영은 이적과 함께 개명까지 감행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의 야구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사실 이들 새 얼굴들이 주변의 기대에 100% 충족시킨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결국은 내년 스프링캠프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KIA의 2014 불펜은 시계제로 상태이다. 그래도 선감독이 희망을 거는 이유는 "이번에는 잘해보겠다"는 이들의 마음가짐을 느꼈기 때문이다. KIA의 새 얼굴 트리오가 무너진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를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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