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 범상치않다. 단순히 불륜극인줄만 알았는데 그저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한단계 진화한 불륜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네 남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각자의 배우자를 두고 다른 이를 사랑하는 나은진(한혜진 분), 유재학(지진희 분)과 그런 두 사람의 곁에 있는 또 다른 남녀 송미경(김지수 분), 김성수(이상우 분)가 드라마의 주축이다. 그리 복잡하지 않다. 겉만 보면 KBS 2TV '사랑과 전쟁'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남다른 이유는 불명확한 선악 구분에서부터 시작된다. 마냥 가해자도 그렇다고 무조건 피해자도 아니다. 네 남녀는 모두 무언가 하나씩 어긋난 인물이다. 그것이 불륜(나은진, 유재학)이든 혹은 사랑 없는 결혼 생활(김성수)이든, 결혼생활에 대한 무서운 집착(송미경)이든 다른 형태로 구현될 뿐이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누구 하나의 편을 들 수만은 없다.

또한 세상 어떤 이야기도 각자의 사연이 있듯, '따뜻한 말 한마디'는 각각의 인물이 가진 과거와 현재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송미경이 이토록 유재학과의 결혼 생활에 집착하는 이유는 과거 다른 여자와 불륜 관계를 유지했던 아버지 때문이다. 또 나은진은 김성수가 직장 동료와 바람을 피웠던 때를 언제나 기억하며 마치 복수를 하듯 유재학과 사랑에 빠진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나은진이 유재학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별 후부터 그려지는 이 불륜은 아름다운 회상으로 그려지기도 혹은 이들 대사 중에 자주 등장하는 '후진' 사랑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선악의 구도가 불분명한 것처럼 불륜에 대한 묘사도 이 드라마에서는 남다르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이제 3회의 방송을 마쳤다. 지난 2일 방송된 1회는 6.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시작했다. 그리고 2회 8%대로 상승, 3회는 다시 6%대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단순히 시청률로 평가하기엔 다소 아쉬움이 있다. 전형적인 불륜극이 아니기에 감소해야하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드라마는 단순한 불륜이 아니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도 분명치 않다. 그래서 불륜이 아니라 감성 스릴러라는 장르를 내세웠다"며 "시청률이 오르길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드라마의 진가를 알아주는 시청자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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