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27.3%의 연봉 인상률을 기록하며 단번에 5억 원 연봉 시대를 연 박병호(27, 넥센)다. 그렇다면 자신의 지갑 속에 들어오는 용돈의 인상률은 얼마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봉 인상률에 훨씬 못 미치는 25%다.
박병호는 10일 넥센과 2014년도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넥센은 2년 연속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박병호에 섭섭하지 않은 대우인 5억 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연봉 2억2000만 원에서 2억8000만 원(127.3% 인상)이 오른 파격적 인상안이었다. 박병호도 이런 넥센의 제시액에 흔쾌히 도장을 꺼내들었다. 한치의 잡음도 없었다.
연봉협상을 마친 뒤 10일 2013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아내 이지윤 씨와 함께 입장한 박병호는 싱글벙글이었다. 박병호는 연봉협상에 대해 “(구단 제시액을) 예상 못했다. 나도 깜짝 놀랐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박병호는 “지난해 처음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했는데 올해 5억 원이 됐다. 책임감이 생기더라. 아무래도 MVP 프리미엄을 챙겨주신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박병호는 그 돈을 자신이 모두 쓰지 못한다. 연봉 5억 원이라는 대한민국 1%의 사나이지만 돈 관리는 아내 이지윤 씨에게 위임한다. 자신은 용돈을 받아쓰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박병호는 “연봉은 100% 이상 인상됐는데 용돈은 얼마나 인상됐느냐”라는 질문에 사람 좋은 인상을 지으면서 “작년에 MVP가 됐는데 용돈은 한 달에 80만 원으로 동결됐다. 올해는 20만 원이 올랐다”라고 했다. 인상률은 25% 남짓. 함정은 ‘기름값 포함’이다. 그래도 웃는 박병호다. 말 그대로 따뜻한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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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