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랑이 남다른 이병규(39, LG)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홀로 모습을 드러냈다. 가족들과 함께 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랐다. 평소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길 바라는 이병규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수상을 장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올해 타격왕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한 이병규는 2013년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에서 가장 강력한 수상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개인 성적, 그리고 팀 성적이 모두 좋았기에 올해는 수상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이병규는 올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 74타점을 기록하며 LG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역대 최고령 타격왕의 영예도 안았다.
이병규는 이미 6번이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만약 이번에 수상한다면 2007년 양준혁(38세6개월15일)이 가지고 있던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을 경신한다. 하지만 이병규는 신중했다. 이병규는 행사 전 수상 가능성에 대해 “반반이라고 본다. 홍성흔(두산)과 이호준(NC)도 만만치 않다. 혹시나 내가 받는다고 해도 미안할 것 같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래서 아이들도 데려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병규는 2011년 골든글러브 시상식 당시 가족들과 함께 했으나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다. 그 당시의 기억이 남아 있었는지 이병규는 “아이들이 아쉬워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혼자 왔다. 아이들한테 즐거움을 줘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다”라고 웃어보였다.
다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의사는 분명히 했다. 만약 이병규가 2013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7번째 수상이 된다. 역대 최다 수상은 한대화 양준혁 이승엽이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8번이다. 이병규는 “3년 계약을 했으니 더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웃어보였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의 시상식은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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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