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수보다 마무리 투수로서 많은 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뒷문을 지켰다는 공로를 크게 인정받았다. 마무리로서 17년 만의 투수 부문 황금장갑 주인공이 된 손승락(31, 넥센 히어로즈)은 골든글러브 시상 이래 역대 세 번째로 한 시즌 10승 미만의 수상자가 되었다. 또한 이는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중 역대 최소 한 시즌 승리 투수다.
손승락은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투수 부문서 총 유효표 323표 중 97표(득표율 30%)를 획득하며 치열한 경쟁 끝에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지난 2010시즌부터 마무리로 전향한 손승락은 올 시즌 57경기 3승2패46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의 호성적을 올리며 팀의 뒷문을 지키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했다. 블론세이브 5개는 아쉬웠으나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 1.12, 피안타율 2할2푼으로 준수한 세부 성적을 남겼다.

선발로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크리스 세든(SK, 14승 평균자책점 2.98), 찰리 쉬렉(NC, 11승 평균자책점 2.48), 레다메스 리즈(LG, 10승 평균자책점 3.06 188탈삼진) 등 뛰어난 경쟁자들을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따낸 손승락. 손승락은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지난 1996년 투수 3관왕(다승-18승, 평균자책점-1.88, 세이브포인트-40세이브, 24세이브+16구원승) 한화 구대성 이후 17년 만에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따낸 마무리투수가 되었다.
또 하나의 특이점이 있다. 손승락은 올 시즌 3승을 기록했다. 승리보다 세이브가 훨씬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마무리투수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경우로써 역대 골든글러브 수상자 중 원년이던 1982년 OB 황태환(6승), 1994년 태평양 정명원(4승)에 이어 세 번째로 10승 미만의 수상자가 되었다.
원년에는 수비율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결정했기 때문에 그해 최고 투수 박철순(당시 OB)이 아닌 황태환이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되었다. 1994년 태평양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정명원은 마무리 투수였기 때문에 4승이 아닌 역대 최초의 한 시즌 40세이브 기록을 인정받았다. 전년도까지 수상자 한 시즌 최소승은 정명원의 4승이었으나 손승락의 수상과 함께 기록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이는 굴욕이 아니라 마무리투수로서 얻은 또 하나의 값진 영광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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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