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진지남’ 손아섭(25, 롯데)이었다. 패션에 있어서도 진지함을 감추지 않았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등장한 손아섭이 지향한 컨셉은 ‘런던’이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은 손아섭은 올해도 외야수 부문 수상이 확실시된다. 워낙 성적이 좋았다. 128경기 전 경기에 나가 타율 3할4푼5리, 출루율 4할2푼1리, 11홈런, 69타점, 172안타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비록 타격왕은 이병규(LG)에게 내줬지만 타격왕에 올랐다고 해도 누구도 이견을 제기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손아섭도 수상에 대한 은근한 욕심을 드러냈다. 손아섭은 만장일치에 대한 질문에 “만장일치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하면서도 “최다 득표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다”라며 2년 연속 최다 득표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확고한 실력에 비해 패션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이 많은 편인 것 같다. 손아섭은 이날 정장 패션에 대한 질문에 “런던 컨셉으로 나왔다”라면서 웃었다. 양말 색깔까지 신경을 썼는데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이 이어 들렸다.
바지에 대해서도 아직 성에 차지 않는 모습. 손아섭은 “짧게 입으면 다리가 너무 짧아 보이더라. 2011년에 그렇게 했다가 실패해서 욕을 많이 먹었다”라고 웃어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손아섭은 “다리가 긴 박용택 선배님같은 분들이 바지를 짧게 입어야 멋있는 것 같다. 나는 안 된다. 그런데 길게 입으면 너무 없어 보이니 딱 맞게 바지를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일취월장하는 기량만큼 패션에 대한 감각도 키우고 있는 손아섭이 골든글러브 시상식 분위기를 환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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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