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액의 몸값을 받고 한화로 둥지를 옮긴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31)가 4년 만에 황금장갑을 다시 꼈다. 하지만 정근우는 이 상까지는 전 소속팀 SK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나눈다는 생각이다.
정근우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2006년, 2009년에 이어 세 번째 수상이다. 국가대표 2루수로 맹활약했지만 정작 2009년 이후에는 골든글러브와 인연이 없었던 정근우는 이날 수상으로 그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정근우는 올해 SK 유니폼을 입고 112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 9홈런, 35타점, 28도루를 기록하며 SK의 2루를 책임졌다. 자신의 최고 성적에 비하면 미지치 못하는 수치였으나 함께 후보로 오른 손주인(LG), 정훈(롯데)에 비해서는 우위를 점했다. 결국 투표인단도 정근우에 많은 표를 몰아줬다. 정근우는 총 유효표 323표 중 260표(80.5)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정근우는 시상식 전부터 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정근우는 "받았으면 좋겠다. 만약 이번에 받는다면 솔직히 오래간만에 받는 것이다. 2009년 수상 당시에도 (병역 문제 관계로) 4주 훈련을 받느라 직접 수상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런 정근우는 전 소속팀 SK 선수단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근우는 "올해는 SK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받은 것이다. 같이 땀 흘린 감독님, 동료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 동료들에 대한 마지막 의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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