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격전지로 꼽힌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세이브왕' 손승락(넥센)으로 결정됐다.
2013 프로야구 포지션 별 최고의 스타를 뽑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벌어졌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큰 이변없이 손승락(투수), 박병호(1루수), 정근우(2루수), 최정(3루수), 강정호(유격수), 손아섭·최형우·박용택(이상 외야수), 이병규(지명타자)로 수상자가 결정됐다.
올해 골든글러브에서 최고의 격전지로 꼽혔던 곳은 투수 부문이었다. 압도적인 성적을 올린 선수가 없었던데다가 팀 성적과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확실히 잡은 선수도 꼽기가 쉽지 않았다. 세든(SK)과 찰리(NC)는 훌륭한 개인성적을 거뒀지만 이번에도 골든글러브 수상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는 많은 논란을 낳았다. 나이트(넥센)가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골든글러브는 다승왕인 장원삼(삼성)에게 돌아갔다. 장원삼은 다승왕에다가 우승팀 프리미엄을 업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당시 장원삼은 128표, 나이트는 121표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도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는 수상자가 결정되기 전부터 논란이 일어날 조짐이 보였다. 순수하게 개인성적만 놓고 본다면 세든(14승 6패 ERA 2.98 187⅓이닝 160K, 공동 다승왕)과 찰리(11승 7패 ERA 2.48 189이닝 116K, ERA 1위)의 성적이 두드러졌지만 타이틀을 하나씩만 나눠가졌고, 세이브왕 손승락(3승 2패 46세이브 ERA 2.30 62⅔이닝 52K)은 팀의 첫 4강까지 더해 수상이 조심스럽게 점쳐졌다.
외국인투수가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팀 성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세든과 찰리의 소속팀은 4강 진출에 실패했고, 손승락은 넥센 창단 후 처음으로 팀을 4강에 올려놨다.
세든과 찰리의 표가 갈린 탓도 컸다. 이날 손승락은 97표를 획득, 득표율 30%로 역대 최소 득표율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 뒤를 배영수(80표), 세든(79표), 찰리(31표), 리즈(15표), 류제국(11표) 등이 이었다. 한 원로 야구인은 시상식에 앞서 "올해 투수 골든글러브는 정말 고민이 된다. 성적을 놓고 본다면 찰리나 세든을 줘야할 것 같은데, 둘 다 타이틀을 나눠갖고 이미지도 비슷해 표가 갈릴 것 같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외국인투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 쉽지 않은 건 불편한 진실이다. 역대 외국인투수가 수상자는 2007년 리오스(두산)와 2009년 로페즈(KIA) 둘 뿐이었다. 당시 리오스는 22승을 기록, 리그를 주름잡았고 로페즈는 다승왕에다가 팀을 우승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았다. 즉 외국인투수가 수상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성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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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