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손승락, 계투진 보는 시각 바꾸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12.11 06: 04

넥센 히어로즈 투수 손승락(31)이 계투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놓았다.
손승락은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투수 부문서 총 유효표 323표 중 97표(득표율 30%)를 획득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마무리 투수로는 1994년 정명원(당시 태평양) 이후 19년 만의 골든 글러브 수상. 손승락은 올 시즌 57경기에 등판, 3승 2패 46세이브(평균자책점 2.30)를 거두며 넥센의 뒷문을 지켰다.

현대 야구에서 계투 요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크다. '허리 싸움에 달려 있다'고 표현할 만큼 계투진의 활약에 따라 팀의 성패가 좌우된다. 하지만 역할과 노력에 비해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른바 '마운드의 3D 업종'으로 불릴 만하다.
'끝판대장' 오승환(한신)은 삼성 시절 5차례 구원 1위에 등극했고 사상 첫 개인 통산 250세이브,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소방수로 군림했지만 골든 글러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오승환은 지난해 골든 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지금껏 계투진의 노고를 널리 알리기 위해 언론 인터뷰도 많이 했지만 개선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주어지는 상도 그렇고 계투 요원이 골든 글러브를 받을 수 있겠냐"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래서 그는 "골든 글러브 수상 대상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 보직을 원한다.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신인 투수들도 "선발 10승이 목표"라고 말하지만 "10홀드를 거두는 게 목표"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오승환은 "계투진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부각시켜줘야 아마추어 선수들도 자신에게 알맞은 보직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승락은 골든 글러브 수상 직후 "정 코치님 뒤를 이었다는 생각에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락앤락' 손승락의 골든 글러브 수상은 계투진의 처우 개선을 위한 신호탄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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