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행 유력' 피에, 데이비스 닮은꼴 '한화 스타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2.11 06: 03

제2의 제이 데이비스를 볼 수 있을까. 
한화가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출신 좌투좌타 외야수 펠릭스 피에(28) 영입에 임박했다. 두산이 호르헤 칸투와 계약하고, NC가 에릭 테임즈와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도 피에 영입이 유력해졌다. 다만 거포 스타일 칸투·테임즈와는 달리 피에는 수비와 주루 비중이 큰 선수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 ML 최고 유망주 출신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01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피에는 팀 내 최고 유망주로 주가를 높였다. 최근 FA 대박을 터뜨린 제이코비 엘스버리와 라이벌로 비교됐다. 특히 2006년에는 베이스볼아메리카가 선정한 유망주 랭킹 전체 27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핸리 라미레스가 그보다 3계단 낮은 30위였다. 그만큼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벽에 막힌 피에는 컵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200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됐고, 이후에도 잠깐 반짝했을 뿐 2011년 후반기 팀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한화가 피에를 주목하고 리스트업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못 뛰었고, 올해 후반기 피츠버그에서 잠깐 몸담았다. 
피에는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425경기 타율 2할4푼6리 17홈런 99타점 21도루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1시즌 통산 864경기 타율 2할9푼3리 79홈런 424타점 177도루.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5개로 20홈런 거포는 아니지만 마이너리그 통산 장타율 4할6푼1리에서 나타나듯 중장거리형으로 주력과 수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 중장거리 타자, 수비-주루 강점
피에를 지켜본 관계자는 "홈런 타자는 아니고, 중장거리 스타일이다. 삼진을 많이 당하지만 뒤에서 받쳐 놓고 치는 스타일로 변화구 공략이 가능하다. 타구를 여러 방향으로 보내고, 커트 능력도 뛰어나다. 공을 맞히는 자질이 있는 선수라 기록상으로 나타난 타율에 비해서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피에의 강점은 주루와 수비에 있다. 이 관계자는 "어깨가 굉장히 좋아 외야에서 한 번에 홈으로 송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외야 수비의 범위도 넓고, 공격적으로 수비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외야수로서 실책이 비교적 많은 스타일인데 잡기 어려운 타구도 따라가서 잡으려는 적극성에서 비롯된 것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루 플레이도 공격적이다. 도루 뿐만 아니라 1루에서 3루, 2루에서 홈으로 한 번에 투 베이스를 건너뛸 수 있는 능력이 강점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만약 3번 타순에 배치된다면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이용규와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넓어진 대전구장 스타일에 적합하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 데이비스 닮은꼴, 한화 스타일
이 같은 피에의 플레이 스타일은 과거 한화를 대표하는 외국인 외야수였던 데이비스를 연상시킨다. 1999년 한화에서 데뷔한 데이비스는 2003년을 제외한 2007년까지 7시즌 통산 836경기 타율 3할1푼3리 979안타 167홈런 591타점 108도루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장수 외국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99년 30홈런-35도루, 2000년 22홈런-21도루로 호타준족 면모를 자랑했다. 
피에 역시 데이비스처럼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만능선수로 수비와 주루에서 부족함이 있는 한화에 딱 맞는 스타일이라는 평가. 한화는 단순히 타격이 좋은 타자만 필요한 팀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빅터 디아즈는 일발 장타력에도 포지션 문제로 팀을 떠난 바 있다. 데이비스와 2008년 덕 클락처럼 쓰임새 많은 선수가 한화에 맞는 외국인 야수 스타일이다. 
그러나 피에의 한화행 가능성에 대해 외부 관계자들은 "피에가 한국야구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의 돌발적인 성격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거 그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심판을 폭행할 뻔한 돌출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얼마나 잘 통제할지가 관건. 이마저도 한 성격했던 데이비스와 여러모로 많이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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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MLB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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