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따말' 뻔한 불륜극? 스릴러 품은 김지수 온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12.11 07: 17

유부남·녀의 불륜으로 막을 열었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서서히 스릴러로 항로를 선회중이다. 남편의 불륜에 직면한 김지수의 물오른 섬뜩 연기가 이를 견인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에서는 불륜을 저지른 유재학(지진희 분)과 나은진(한혜진 분), 그리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송미경(김지수 분)와 상처받을 김성수(이상우 분)의 모습이 차례로 그려졌다.
재학과 은진의 불륜은 은진의 이별통보로 끝날 기미였지만, 남편의 불륜을 눈치챈 송미경의 존재는 이들의 선택권을 앗아갔다. 송미경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구는 남편에 처절하게 분노했으며, 사무실 집기를 모두 내치고, 남편의 뺨을 때리고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여기까지의 내용이 그간 불륜을 다뤘던 수많은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패턴이라면, 미경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갈 모양새다. 밥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던 남편 앞 식탁 그릇을 모조리 밀쳐내 바닥에 떨어뜨리며 "내가 만든 밥 먹지마"라고 차분하게 말하는 장면은 스릴러 전환의 전초전.
미경은 방송말미 한 침대에서 잠든 재학을 베개로 눌러 호흡을 막으려 하는 모습으로 향후 불어닥칠 감성 스릴러의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매형의 불륜 사실을 깨달은 미경의 남동생 송민수(박서준 분)도 한 몫 거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수의 존재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마초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며 결혼 후 은진의 마음을 잃었던 그는 "(은진을) 다시 웃게 만들겠다"며 노력을 쏟으며 변화를 시도중이지만, 조만간 엄습할 아내의 불륜소식에 미경 못지 않은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짙다.
"사람이 변할 수 있다"고 아내에게 자신했던 이날 장면이 의도대로 자상한 남편으로의 변신을 의미했을지, 아니면 지독한 악함을 품게될 모습을 예견했을지도 주목된다.
생동감이 묻어나는 사실감 있는 작가의 대사, 흔한 소재를 흔하지 않게 풀어내는 연출가의 능력, 이를 화면에 전달하는 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력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감성 스릴러라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장르를 어떤 식으로 소화해 향후 전개를 이끌어낼지 앞으로 남은 16회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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