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A패스와 어처구니없는 턴오버.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김승현(35, 삼성)과 뗄 수 없는 플레이다.
서울 삼성은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종료와 동시에 차바위에게 결승 골밑슛을 얻어맞으며 인천 전자랜드에게 76-78로 졌다. 4연승이 좌절된 삼성은 전자랜드와 나란히 11승 12패로 공동 5위가 됐다.
삼성은 종료 12.7초를 남기고 리카르도 포웰에게 통한의 동점 3점슛을 맞았다. 이 때만 해도 희망이 있었다. 마지막 공격서 시간을 끌다 역전슛을 던질 수 있기 때문. 최소 연장전이 보장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포인트가드는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김승현이었다. 작전시간을 부른 김동광 감독은 김승현이 마지막 순간 제스퍼 존슨에게 공을 내줘 마무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종료 4.3초를 남기고 김승현이 건넨 패스를 포웰이 읽고 가로챈 것. 코트를 질주한 포웰은 김상규에게 패스했다. 마무리가 되지 않았지만 번개처럼 달려든 차바위가 종료부저와 동시에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올 시즌 최고의 위닝 버저비터가 터졌다. 4연승을 바라봤던 삼성은 망연자실했다.
경기 후 김동광 감독은 이례적으로 선수들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포웰에게 자유투 2구를 준 이동준, 바스켓카운트를 준 이정석 그리고 마지막 스틸을 허용한 김승현 모두 고참들이 비판대상이었다.
김 감독은 특히 주장 김승현에 대해 “그게 김승현이다. 실망하는 부분이 그런 것이다. 김승현이라면 조율을 하고 에러하면 안 됐다. 확실하지 않으면 (패스를) 안 주면 됐다”고 지적했다. 김태주 등 어린 선수가 아니라 산전수전 다 겪어본 김승현이기에 더욱 해서는 안되는 실수였다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나온 김승현의 결정적 에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22일 원주 동부전도 똑같았다. 84-83으로 리드하고 있던 삼성은 경기종료 10.8초전 무리하게 돌파하던 김승현이 넘어지며 결정적인 턴오버를 범했다. 동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밑의 김주성에게 패스를 연결해 종료 2.2초전 결승득점을 뽑아냈다. 다 잡았던 대어를 놓친 아쉬운 마무리였다.

이런 김승현을 두고 ‘너무 화려함을 추구하다보니 안정감이 떨어진다’, ‘과감한 패스를 시도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며 의견이 분분하다. 김승현은 “실수를 생각하면 제대로 패스할 수 없다. 가드라면 턴오버는 당연히 나오는 것”이라는 평소지론을 여러 번 밝힌바 있다. 2002년 중국과의 부산아시안게임 결승전처럼 농구팬들이 김승현의 극적인 마무리를 오래 기억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승패가 걸린 마지막 순간만큼은 안정적인 마무리를 원하는 것이 사실이다. 김동광 감독은 “(김승현이) 아직도 준비가 덜 됐다. 본인 스스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내일 아침에 또 생각날 것이다. 아깝다. 이기라고 줬는데 발로 찬 격”이라며 김승현의 상태를 지적했다.
화려한 김승현이 갑자기 주희정이나 양동근이 될 수는 없다. A패스와 턴오버는 가드라면 안고가야 하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하지만 본인의 실수로 다잡았던 승리를 두 번이나 날린 김승현도 분명 깨달은 바가 있을 것이다. 과연 김승현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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