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33, 삼성)이 김동광 감독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서울 삼성은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종료와 동시에 차바위에게 결승 골밑슛을 얻어 맞으며 인천 전자랜드에게 76-78로 졌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삼성은 4연승이 좌절되며 11승 12패로 공동 5위가 됐다.
이동준은 지난 달 30일 울산 모비스전에서 7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특히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3개의 실책을 범해 모비스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공수에서 자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 하는 모습도 잡혔다. 경기 후 김동광 감독은 “이동준이 생각 없이 농구를 한다. 수비도 안 됐고 골밑에서 공도 못 잡았다. 이러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스스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강하게 꾸짖었다.

그래서였을까. 이동준은 이후 3경기서 평균 18.3점으로 펄펄 날았다. 저조했던 야투율은 77.1%를 기록했다. 연장전까지 치렀던 8일 동부전에서 19점을 올렸다. 단점인 실책도 2개 밖에 범하지 않았다. 과연 김동광 감독은 어떤 마법을 부린 걸까.
10일 전자랜드전을 앞둔 김 감독은 비결을 밝혔다. 그는 “이동준 본인 스스로 잘못을 알아야 한다. 경기 끝나고 일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생각을 하라고 모비스전 비디오를 줬다”고 밝혔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이동준은 이후 한층 나아진 몸놀림을 보였다. 생각하고 농구하기 시작한 것.
전자랜드전 이동준은 15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공격에선 나름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 막판 연속득점을 올려 승리를 눈앞에 뒀다. 문제는 수비였다. 이동준은 3쿼터 안일한 패스를 하다 박성진에게 공을 뺏겨 손쉬운 레이업슛을 허용하는 등 집중력이 떨어졌다.
결정적 실수는 4쿼터에 나왔다. 종료 1분 53초전 리카르도 포웰에게 쓸데없는 파울을 해서 자유투 2구를 헌납했다. 이 때 부터 탄력 받은 포웰은 내리 6득점을 뽑아낸 후 종료 4.3초전 김승현의 공까지 가로채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후 김동광 감독은 이동준에 대해 “득점은 괜찮았지만 약속했던 수비는 안 나왔다. (이동준에게) 도움수비를 가라고 했는데 가지를 못했다. 그래서 당했다”면서 강하게 질책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대해선 “이동준이 막판에 잘했는데 마지막에 파울로 자유투 2구를 줬다. 그런 것이 쌓이면 경기가 넘어가는 것이다. 3점만 안줘도 되는 상황이었는데... 집중을 해야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이동준도 속이 상할 것이다. 이동준은 전자랜드전 비디오를 보면서 또 반성의 시간을 갖고 있지 않을까.
jasonseo34@osen.co.kr
잠실실내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