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06’ 방성윤 42득점...벌써 7년 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2.11 09: 56

프로농구에 토종득점기계가 사라졌다. 최고슈터라는 조성민(30, KT)도 평균 15.5점이다. 평균 20점을 넘기며 당당히 외국선수와 ‘맞짱’을 뜨던 선수는 은퇴한 방성윤(31) 이후로 나오지 않고 있다. 
7년 전만 해도 방성윤은 국가대표팀의 득점기계였다. 최부영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대표팀은 2006년 12월 10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스포츠시티 바스켓볼 인도어 홀에서 가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E조 예선 5차전에서 카타르와 만났다.
이란에 89-75로 패해 3승 1패로 조4위가 확정됐던 한국은 사실 카타르전 승패와 상관없이 중국과 8강에서 만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중동 모래바람의 영향으로 심판이 장난을 쳤다. 일방적으로 한국에 불리한 판정이 이어졌다. 한국은 종료 1분 36초전 65-71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이 때 등장한 구세주가 바로 방성윤이었다. 종료 1분 19초전과 43.8초전 연달아 3점슛을 꽂은 방성윤은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방성윤은 80-79로 쫓기던 연장전 종료 1분 2초전에도 다시 한 번 3점포를 가동했다. 그는 22초를 남기고 자유투 2방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87-81로 이겼다. 이날 방성윤은 무려 12개의 3점슛을 터트리며 42점을 퍼부었다. 부상으로 예선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았던 선수라고 믿기 어려운 대활약이었다.
2006년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양동근은 카타르전 방성윤을 떠올리며 “사실 승패에 상관이 이미 4강에서 중국을 만나기로 정해진 상황이었다. (방)성윤이가 중국과 할 때 터졌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우리나라는 우승팀 중국과의 8강에서 이젠롄에게 18점, 14리바운드를 허용하며 68-52로 졌다. 하승진이 16점, 16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대회 6위에 그친 한국의 역대최악의 성적표는 아직도 ‘도하의 참사’로 기억되고 있다. 이란 등 중동 팀들은 그 때부터 아시아 농구강국으로 급부상했다.
당시 대표팀에는 NBA에서 뛰고 있던 하승진(15득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 혼혈선수 국가대표 김민수, KBL MVP 양동근에 신인왕 방성윤이 뛰었다. 이들은 향후 한국농구의 10년을 책임질 재목으로 꼽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표팀에 남아 있는 선수는 양동근이 유일하다. 공익근무 중인 하승진은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상으로 신음하던 방성윤은 지난 2011년 은퇴했다. 그는 지난 9월 폭력혐의로 검찰소환조사를 받아 전과자가 될 처지에 있다. 후배의 몰락을 지켜본 양동근은 "한창 뛸 나이에..."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근 프로농구에 저득점 현상이 두드러진다. 거침 없던 방성윤의 3점슛이 더욱 그리워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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