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지고TV] '기황후'VS '메디컬' 흥행불패 장르물..희비교차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2.11 10: 12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가 연일 압도적인 차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곧 종영을 앞둔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 탑팀’(극본 윤경아 연출 김도훈, 오현종)은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5~6%의 낮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해 안타까움을 빚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명암이 교차하는 두 드라마는 MBC의 평일 드라마로 태생이 같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두 작품이 방송계의 흥행불패 장르물로 손꼽히는 사극('기황후')과 메디컬 드라마('탑팀')란 것이다.
1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일 방송된 ‘기황후’14회는 전국기준 19.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일 방송된 13회가 기록했던 자체최고시청률 20.2% 보다 0.7%포인트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여전히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켜낸 성적이다.

고려시대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의 황후가 됐다는 기황후를 모티브로 삼은 이 사극은 방송 초반 역사 왜곡 논란으로 인해 크게 홍역을 치렀지만, 장영철-정경순 작가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개성 있는 캐릭터,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줄곧 시청률이 오르며 승승장구 해왔다.
사실 ‘사극불패’의 신화는 ‘기황후’의 전작 ‘불의 여신 정이’가 일찌감치 깨 버렸다. 그간 MBC는 ‘허준’과‘대장금’을 비롯해 ‘이산’, ‘마의’ 등 사극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극 명가로 이름을 드높였었다. 그러나 기대 속에 방영된‘불의 여신 정이’는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산으로 가는 내용이 많은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았었고, 사극 치고는 낮은 시청률인 10% 안팎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황후’는 전작이 범했던 우를 깨끗하게 씻은 채 연일 기분 좋은 승전고를 울리고 있다. 다시 한 번 사극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불패 신화가 건재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  
‘불의 여신 정이’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드라마는 그 후속인 ‘기황후’가 아니라 사촌뻘 ‘메디컬 탑팀’이다.
그간 의학드라마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휴머니즘적인 내용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권력다툼·연애담들로 시청자들의 다양한 흥미를 채워주며 '못해도 중박'이라는 속설을 만들어 왔다. 때문에 방송 초반 '메디컬 탑팀'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 역시 매우 긍정적인 편이었다. 더구나 최근에는 KBS 2TV '굿닥터'가 서번트 장애를 가진 의사의 이야기로 큰 인기를 얻었었고, '종합병원', '하얀거탑', '골든 타임' 등을 만들었던 방송국이 제작을 한다는 점, 지난해 MBC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PD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으로 인해 '메디컬 탑팀'의 성공은 이미 보장된 듯 보였다.
그러나 속을 드러낸 '메디컬 탑팀'은 너무 많은 힘을 줘 오히려 재미가 없는 작품이었다. 권력 다툼도, 의사들의 투철한 직업의식도, 달달한 연애담도 거의가 쫀쫀한 전개를 보여주지 못하거나 뒤늦게 가서 조금 터져주는 모양새였다. 의학 드라마 불패 신화를 기분 좋게 보란 듯이 깨 버린 것.
특정 장르의 불패 신화는 계속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여러 번 반복되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황후'-'메디컬 탑팀'은 무엇보다 드라마에는 장르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대사와 대본, 캐릭터 등이 더 큰 흥행 요소로 자리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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