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란 그렇다. 나에겐 한없이 차갑지만 남에겐 놀랍도록 따뜻하다. SBS 예능프로그램 '짝'의 남녀들도 남에게만 따뜻한 사랑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짝'은 전직 축구선수, 팝페라 가수, 채식주의자 등 다양한 이력과 직업, 성향을 지닌 10명의 남녀가 짝을 찾는 모습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애정촌 63기 남녀들의 특징은 솔직함이었다. 사랑의 크기를 재고 마음을 숨기는 일 대신 직접적으로 호감을 드러냈다. 그 어느 때보다 쿨한 남녀들이 많았던 것도 63기의 특징이었다.

가장 솔직히 마음을 표현했던 이는 여자 1호였다. 그는 남자 2호에게 끊임없이 구애했다. 그러나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노래 가사처럼 남자 2호의 마음은 여자 4호에게 닿은 채 움직일 줄 몰랐다.
여자 1호는 남자 2호의 호감을 사기 위해 많은 노력을 보여줬다. 그는 남자 2호가 번지점프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스치듯 한 것을 기억해냈고, 전 출연자들이 보는 게시판에 번지점프를 하고싶다고 적었다. 그리고 남자 2호가 특정 브랜드의 술을 마시고 싶다고 이야기를 꺼낸 일도 꼼꼼히 기억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해당 술을 구입하며 여자 1호는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여자 1호가 사온 술을 마시며 남자 2호가 꺼낸 이야기는 여자 4호에 대한 호감과 여자 1호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 여자 1호는 약한 눈물을 보이는 대신 "빨리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씁쓸한 표정을 숨길 수는 없었지만 나름의 쿨한 대처였다.
앞날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간단한 진리가 여자 1호에게 여실히 입증됐다. 남자 2호를 향했던 마음을 채 거둬들이지도 않았을 때 남자 6호가 그에게 다가왔다. 여자 1호는 남자 6호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은 없었지만 자신을 향한 애정을 담은 미소를 마음에 걸려했다.
남자 6호는 여자 1호가 남자 2호만을 바라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자 1호를 향한 순정을 솔직하게 내비쳤다. 그는 여자 1호를 향해 진심이 담긴 세레나데를 선사했다. 가수 같은 열창은 아니었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마음을 표현하는 남자 6호의 노래에 여자 1호 또한 감동 받고 눈물을 흘렸다. 물론 이 눈물이 최종선택에서 남자 6호를 택하겠다는 여자 1호의 신호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애정촌 63기의 막이 내렸다. 남자 4호와 여자 3호가 최종 커플이 돼 애정촌을 나섰고, 다른 남녀들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애정촌을 추억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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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