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7년 만에 방송한 단막 드라마 시리즈 ‘드라마 페스티벌’이 12일 10부 ‘나 엄마 아빠 할머니 안나’를 끝으로 종영한다. ‘드라마 페스티벌’은 지난 10월 2일 백일섭 주연의 ‘햇빛 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을 시작으로 박기웅, 유선, 조승우, 문소리 등 스타들이 가세해 풍성한 이야기를 안방극장에 선사했다.
신인 작가와 연출, 배우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한 이 의미 있는 시리즈는 시청자들에게 기존의 드라마와 다른 구성에서 안기는 재미를 안겼다. 무엇보다도 연기력을 갖춘 신인 배우들을 발견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유독 강렬한 인상을 안긴 배우는 강하늘, 서강준, 최우식. 이들은 모두 잘생긴 외모와 함께 안정적인 연기력까지 뽐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강하늘은 사극 ‘불온’에서 서얼 출신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준경 역을 맡아 밀도 높은 연기력을 뽐냈다. ‘불온’은 불합리한 조선시대 신분제도를 다루며 명확한 주제의식을 전달한 다소 어려운 작품이었다. 강하늘은 서얼의 아픔 속에서도 강직한 성품을 잃지 않는 준경의 심경 변화를 섬세하게 전달하며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를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표현했다. 올 한해에만 ‘몬스타’, ‘투윅스’, ‘드라마 페스티벌’, ‘상속자들’ 등 4작품에 출연한 그는 차곡차곡 연기력을 쌓으면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서강준은 시대극 ‘하늘재 살인사건’에서 장모를 사랑하는 금기를 어긴 청년 윤하를 연기했다. 그는 대선배 문소리와의 애절한 로맨스를 펼치며 이 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멤버로서 잘생긴 외모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하늘재 살인사건’에서 여성 팬들을 울리는 슬픈 눈빛과 어딘지 모르게 풍기는 섹시한 분위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도 장모를 사랑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는 파격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높은 캐릭터 몰입도를 보여줬다. 신인 배우지만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력은 잘생긴 외모와 함께 앞으로의 작품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최우식은 코믹과 미스터리가 섞인 ‘수사부반장-왕조현을 지켜라’에서 첫 사랑에 빠진 부중식을 연기했다. KBS 2TV 시트콤 ‘패밀리’를 통해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이 드라마에서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도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랑스러운 남자를 표현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SBS ‘심장이 뛴다’에서 소방관 체험을 하며 따뜻한 심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첫 주연 작품에서 흡인력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MBC가 7년 만에 부활한 단막 드라마는 10일 오후 11시 15분 '나 엄마 아빠 할머니'를 끝으로 후일을 기약하며 종영한다. 신인 배우들을 소개하는 장이었던 MBC 단막 드라마가 내년에도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을지 강하늘, 서강준, 최우식의 눈부신 활약에 조금 더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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