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제전, 모교 명예 앞에 이벤트 없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12 14: 55

어찌 보면 이벤트성 대회였다. 비활동기간에 쌀쌀한 날씨라 선수들의 몸도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쏟아낸 열정은 프로무대의 그것 못지않았다. 모교의 유니폼과 명예 앞에서 대충대충은 없었다.
대한야구협회·스포츠동아·유스트림이 공동주최하고 포항시가 후원한 ‘2013 야구대제전’이 광주동성고의 우승을 막을 내렸다. 1981년 이후 32년 만에 부활한 이 대회에서 동성고는 1회전에서 덕수고, 2회전에서 경남고, 준결승에서 세광고, 그리고 결승전에서 성남고를 차례로 꺾으며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상금 1000만 원도 부수적인 수입이었지만 무엇보다 모교의 명예를 빛낸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야구대제전은 국내 야구 사상 처음으로 성인 올스타전으로 기획돼 지난 1979년 첫 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1981년 이후 명맥이 끊겼다가 올해 다시 부활됐다. 대한야구협회는 아마추어야구 활성화와 프로야구와 교류의 장을 넓히기 위해 야구대제전의 개최를 추진했다. 이 대회는 지난 3월 대한야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병석 국회부의장이 아마추어 야구 르네상스를 위해 추진한 3대 프로젝트 중 하나이기도 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고교 명문 20개 팀이 참여한 이 대회에서는 현직 프로선수 및 대학선수, 코치, 그리고 재학생들이 어울리는 한마당으로 진행됐다. 비활동기간이라 프로무대를 누비는 선수 및 코치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모두가 모교의 깃발 아래 모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물론 코치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마음 한 뜻으로 땀을 흘렸다.
결승전에서도 우승을 향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동성고와 성남고는 모두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결승전에 임했다. 건성은 없었다. 동성고는 1회 무사 2루에서 문선재에게 희생번트를 대게 했고 결국 이는 선취점으로 이어졌다. 성남고도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팀 내 최고참(?) 최경환 NC 코치의 맹활약에 힘입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예사롭지 않은 집중력이었다.
위기에 몰리자 동성고는 3-3으로 맞선 6회 2사에서 양현종(KIA)을 올리는 강수를 뒀고 성남고는 3-7로 뒤진 8회 노경은(두산)을 투입시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승패는 갈렸지만 두 팀 모두 동문들의 박수를 받을 만한 경기를 했다. 5년 만에 배트를 잡고 실전에 나선 최경환 코치는 “현역 생각이 많이 나 감회가 새롭다”라면서 “모교 사랑이라는 딱 하나의 단어로 뭉쳤다. 마흔이 넘은 내가 열심히 뛰니 20·30대 선수들은 더 열심히 뛰더라”라며 이번 대회 분위기를 설명했다.
물론 부활 첫 해라 몇몇 부분에서 미숙한 점이 있었고 거리 및 추운 날씨로 인해 흥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와 아마추어 간의 상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고교야구가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은 큰 수확으로 손꼽힌다. 올해 드러난 문제점을 차근차근 보완한다면 앞으로 충분히 큰 행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채 대회는 내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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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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