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브로맨스 혹은 일처다부제..임성한의 드림월드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12.13 10: 15

MBC 주말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임성한의 드림월드(?)가 완성됐다.
시작부터 독특했지만 최근 들어 더 특이해진 ‘오로라 공주’는 전남편과 현남편의 동거로 주목받고 있다. 마치 KBS 2TV ‘사랑과 전쟁’의 설정 같은 이 모습은 오후 7시 15분 가족들이 TV 앞으로 모여들 시간대에 방송되는 중이다.
오로라(전소민 분)는 언젠가부터 두 남자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혼한 남편 황마마(오창석 분)와 지금의 남편 설설희(서하준 분)는 병간호라는 명목 아래 가족처럼 지냈다. 지난 12일 방송분에서는 본격적으로 가족 공동체를 만들려는 세 사람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다. 가히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파격 전개다.

극 중 설설희가 병에 걸리고 이를 황마마가 간호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 이 같이 ‘오로라 공주’의 괴상한 전개는 불이 붙었다. 두 사람은 오로라의 눈을 피해 몰래 인스턴트 음식을 먹거나 마치 형제처럼 붙어 다녔다. 황마마는 걷게 만들겠다며 설설희에게 약속했고, 설설희는 그러한 황마마의 말에 눈물을 흘렸다.
둘의 모습은 브로맨스를 연상케 했다. 오로라를 사이에 두고 경쟁을 벌였던 황마마와 설설희이지만 이들은 언젠가부터 오로라보다 서로에게 더 호감을 보이고 있다. 형제애로 포장하고
싶지만 이들의 행동에 절로 물음표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브로맨스가 아니라면 일처다부제가 떠오르기도 한다. 황마마와 설설희의 관계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오로라의 행동 때문. 일반적인 상식선 안에서 전남편과 현남편이 이토록 깊고 뜨거운 형제애를 나누는 것이 이해 가능한 일일까.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전부인, 현부인인 오로라의 반응은 어떤가. 임성한의 드림월드인 ‘오로라 공주’에서는 지금 이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임성한 작가도 이러한 관계가 지나치게 독특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12일 방송분에서 “세 사람 감정, 설명할 순 없는데 이해하고 받아 달라. 조금 더 다르게 사는 것 뿐이다”는 설설희의 대사를 등장시켰다. 그리고 이는 지난 1990년 KBS 2TV 단막극으로 데뷔한 작가 임성한도 설명하기 힘든 행동이라는 것을 임성한 작가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오로라, 황마마, 설설희는 함께 살기 위해 외국으로 향했다. 이에 동성 결혼 혹은 일처다부제가 허락되는 나라를 찾아가는 연상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황마마가 돌연사로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 전개가 미리 알려진 가운데, 묘한 관계에 놓인 세 사람의 운명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증을 더한다.
mewolong@osen.co.kr
'오로라 공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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