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삼성, 핵심은 ‘새로운 류중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14 06: 33

통합 3연패를 이룬 삼성이 새로운 출발점에 선다. 그 중심에는 ‘새로운 류중일’이 있다. 연장 계약을 맺은 류중일(50) 삼성 감독의 머릿속에서 3연패의 즐거웠던 기억은 모두 지워졌다. 앞으로의 계약 기간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삼성은 지난 9일 류중일 감독과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앞으로 3년간 계약금 6억 원, 연봉 5억 원으로 총액 21억 원의 계약이다. 이로써 류 감독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감독 연봉 5억 원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됐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끈 감독에 대한 예우이자 정당한 대가의 수령이었다.
팀 성적에 감독의 비중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류 감독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삼성의 3연패도 없었다는 것이 야구계 전반의 중론이다. 삼성은 이승엽의 유턴을 제외하면 지난 3년간 뚜렷한 전력 보강 요소가 없었다. FA를 통해 대형 선수를 영입한 것도 아니었고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도 그다지 재미를 봤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팀을 한 곳으로 묶는 류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그런 류 감독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보통 감독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겠다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타일을 강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기 마련이다. 그간의 성적이 좋았다면 더 그렇다. 하지만 류 감독은 ‘집권 2기’를 맞이해 스스로부터 변신을 시도한다는 각오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류 감독은 집권 1기 자신의 스타일을 덕장으로 정의한다. 이른바 ‘형님 리더십’이다. 감독 경력이 짧은 류 감독이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3년의 경력이 쌓였다. 류 감독도 업그레이드를 선언했다. 류 감독은 “많이 보겠다”라고 공언하면서 “지난 경기를 분석하고 그에 맞춰 미래에 대한 경기를 예상하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덕장에 이제는 지장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는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3년 연속 우승을 했지만 자만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라는 것이다. 삼성은 고독한 위치다. 내년에도 경쟁자들의 거센 저항에 시달려야 한다. 자만, 그리고 영광에 안주하는 순간 언제든지 왕좌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 감독부터 이런 현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팀 내 분위기를 바꿔나가겠다는 의지로 뭉쳐있다.
이렇게 지난 3년 동안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 감독상을 꿈꾸는 류 감독은 “내 스타일의 변화를 지켜봐달라”라고 했다. 당장 산적한 과제도 풀어야 한다. 내년에는 오승환이 없다. 불펜 구상을 다시 짜야 한다. 군에 입대하는 배영섭의 공백도 메워야 한다. 지난 3년보다는 앞으로의 3년을 생각한 새로운 삼성이 필요하다. 그 시작점은 새로운 류중일 감독이 만들어나간다. 류 감독의 새로운 삼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내년 시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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