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꽃누나' 누나들은 예능, 이승기는 다큐…동상이몽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12.14 07: 40

배우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이 이색 조합으로 자신들의 독특한 캐릭터를 드러내 재미를 일궈내는 가운데, 이들의 가이드 겸 짐꾼으로 여행에 동행한 이승기는 매사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일관해 또 다른 웃음을 안겼다.
케이블채널 tvN 배낭여행프로젝트 2탄 '꽃보다 누나'(연출 나영석)의 이야기. 누나들은 익숙지 않은 타지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관광 및 여행을 즐겼고, 이승기는 행여 누나들의 여행이 불편하진 않나 염려하며 보이지 않는 고민과 노력을 거듭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꽃보다 누나' 3화에서는 잠시 경유했던 터키 이스탄불에서의 이틀째 여행, 그리고 크로아티아 수도인 자그레브에 입성해 본격적인 여행에 첫발을 내딛는 누나 4인방과 짐꾼의 이야기가 차례로 펼쳐졌다.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여배우들은 버라이어티 촬영에 들뜬 모습이었다. 대본으로 주어진 연기가 아닌 자신들의 실제 모습을 보여준다는 콘셉트에 이미연은 "내 뒤통수를 처음 볼 수 있는 느낌"이라는 표현으로 솔직한 여배우들의 심경을 대변했다.
여배우들의 모습은 '꽃보다 할배' 속 할배들과 분명 달랐지만, 어떤 면에서는 비슷한 구석도 존재했다. 오랜 배우 생활로 쉬이 여행을 떠나지 못했던 이들은 여행지의 낯선 체험에 들떠 나이를 잊은듯 천진난만한 미소를 띄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그간 작품 속에서만 활약했던 그들의 솔직한 본모습을 보는 건 큰 기쁨이었다.
심지어 저녁식사 자리에서 함께 밥을 먹으며 '개그콘서트'(KBS2)에 등장하는 다양한 유행어들을 따라하며 활짝 웃는 모습, 늦은밤 라면을 포함한 다양한 음식을 여과없이 흡입하는 여배우들의 '먹방'은 그 자체로도 신선한 웃음을 전달했다.
반면 이승기는 진지했다. 여배우들이 정성껏(?) 예능을 찍고 있는듯 했다면, 이승기의 그것은 오히려 다큐에 가까웠다. 그동안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다분한 예능감을 확인한 그였지만, 이 방송에서는 예능 욕심보다는 선배들의 짐꾼으로서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의젓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웃음은 유발됐다.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잘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이후 실수투성이의 결과물로 이어져 예상치 못한 웃음을 안겼기 때문. "5촌 당숙의 따님 두분과 그 동네에서 정말 유명한 외할머니 친구 두분과 함께 온 듯하다"는 이승기의 비유는 그가 왜 홀로 다큐를 찍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비유였다.
한편, 이날 방송말미 차회 예고영상에서는 이들이 예약한 크로아티아 첫 숙소를 벗어나 허름한 공간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비롯해, 한식 금단증상에 빠진 '꽃보다 누나' 멤버들이 돌변하는 모습이 등장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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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누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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