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가 최근 이야기의 주축을 이루고 있던 고아라-정우-유연석의 삼각관계를 바탕으로 한 고아라 남편찾기를 한 회 내려놨지만, 변함없이 강한 공감과 몰입도로 일부 우려를 불식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16화 '사랑, 두려움Ⅰ'에서는 부산 병원으로 레지던트 파견을 떠나는 쓰레기(정우 분)의 모습과 이에 서운하고 불안해하는 성나정(고아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날 이야기의 중심은 장거리 커플이 된 쓰레기-나정 커플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닌 빙그레(바로 분)에 집중적으로 맞춰졌다. 또한 입대한 해태(손호준 분) 면회를 핑계로 1박 정동진 여행을 수시로 꿈꾸는 삼천포(김성균 분)와 티격태격하는 윤진(도희 분)의 모습이 담겨진 반면, 일본으로 떠난 칠봉이(유연석 분)의 소식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수 회의 에피소드에 걸쳐 쓰레기-나정-칠봉이의 살얼음판 같던 삼각 러브라인을 위주로 대부분의 이야기가 흘러가며 상대적으로 신촌하숙집 다른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가 줄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전개다.
제작진의 이같은 선택은 탁월했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빙그레에 성(性) 정체성에 대한 실마리도 의예과에 복학한 모습과 과생활을 하는 모습으로 차츰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매번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대를 얻던 삼천포-윤진 커플의 있을법한 연인간의 질투와 다툼을 다뤄 눈길을 끌었던 것.

이 과정에서 부산에 간 쓰레기와 얽힌 전작 '응답하라 1997' 성시원(정은지 분), 윤윤제(서인국 분), 모유정(신소율), 강준희(호야 분), 방성재(이시언 분)의 등장은 '응답' 시리즈의 재미를 배가시켰으며, 빙그레의 귀여운 '다이다이' 여선배로 등장한 윤진이는 또 다른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는 그간 쓰레기-나정-칠봉이의 삼각 러브라인 비중이 커지는 것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을 내비쳤던 시청자들을 향한 제작진의 응답인 셈. 신원호 PD는 앞서 OSEN에 "빙그레의 성 정체성 뿐 아니라 신촌하숙집 9명의 얽히고설킨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답안이 제시될 것"이라며 "이는 '김재준 찾기'와는 별개로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최종회까지 총 5회를 남겨둔 '응답하라 1994'는 극중 1997년을 훌쩍 넘기며 신촌하숙집 아이들의 3년이 넘는 대학시절 이야기를 그려냈다. 또한 '김재준'과 결혼한 2013년 현재 39세의 나정과 대학시절을 오가며 불안했던 청춘의 빈칸을 채워간 현재의 이들의 모습을 확인케했다.
한편, 14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되는 '응답하라 1994' 17화 '사랑, 두려움Ⅱ'에서는 쓰레기와 떨어저 불안한 나정,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확신하게 되는 빙그레, 야구에 집중하는 칠봉이, 티격태격하는 삼천포와 윤진이의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ga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