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은 에이전트가 하지만 최종 결정은 어디까지나 선수 당사자가 내린다. 스캇 보라스는 거대 에이전트를 두고 있는 추신수(31)도 마찬가지다. 보라스의 언급에서 추신수도 차기 행선지를 놓고 꼼꼼하게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현 시점 FA시장 최대어로 불리는 추신수는 몇몇 팀들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일단 구매자들이 추신수 측을 만족시킬 만한 제안을 내놓지 않은 것이 가장 첫 번째 이유로 손꼽힌다. 그러나 상황이 불리한 것은 아니다. 시장에 남은 선수 중 추신수의 직접적인 경쟁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가치가 떨어지지 않은 채 오히려 팀들의 애간장만 태울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때문에 추신수 측도 인내심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윈터미팅 때 몇몇 제의를 받았지만 검토 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황상 추신수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보라스는 12일 “지금까지 받은 제안을 추신수에게 전달했고 추신수가 이를 검토 중”이라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남겨뒀으나 윈터미팅 끝까지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은 것이 이를 넌지시 증명한다.

여기서 보라스는 한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남겼다. 추신수가 차기 행선지 결정에 있어 돈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라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볼 땐 추신수가 팀의 비전, 장기적 목표 등 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당시 텍사스 담당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보라스는 “추신수가 텍사스에서 어떤 임무를 맡을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라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시즌 중 인터뷰에서 우승권 팀으로의 이적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이적시장에서의 가장 큰 조건은 ‘돈’이지만 비슷한 조건이라면 승리할 수 있는 팀을 찾겠다는 의지였다. 여기에 자신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도 고려대상 중 하나다. 그런 생각은 오프시즌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보라스는 “때문에 우리는 해당 팀의 마이너리그 선수층도 살펴보고 있다. 구단이 팀의 성공에 대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자신의 고객이지만 보라스는 추신수의 철저함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보라스는 “추신수는 여러 팀과 미팅을 가졌다”라고 하면서도 “조건을 굉장히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 같다. 철저하다”라고 엄지손가락을 내보였다. 추신수가 장고를 거듭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라스 또한 이런 추신수의 자세에 동조했다. 보라스는 “추신수가 급하게 결정을 내릴 이유가 없다. 상황은 FA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들보다 추신수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라스는 지금껏 받았던 제의를 추신수 측에 모두 넘겼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이를 두고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상 자신이 야구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보라스의 발언에서 그 권리를 허투루 행사하지 않겠다는 추신수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비록 기다리는 팬들은 애가 타지만 이런 자세는 더 완벽한 계약에 이를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추신수가 인내심을 가지고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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