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승리는 박종천(34) 하기 나름이다.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울산 모비스는 1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종료 28초를 남기고 터진 양동근의 쐐기 3점슛에 힘입어 홈팀 LG를 78-73으로 꺾었다. 3위 모비스(16승 8패)는 공동선두였던 LG(17승 8패)를 2위로 끌어내리며 2위와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이날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 대신 박종천을 선발로 쓰는 변화를 모색했다. 신장은 작지만 스피드와 압박이 좋은 선수들을 넣어 수비에서 승부를 보려는 계획이었다. 또 최근 공격에서 소극적인 함지훈대신 박종천의 슈팅능력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계획은 적중했다. 박종천은 전반전에 시도한 5개의 3점슛 중 무려 4개를 림에 꽂았다. 특히 1쿼터 그가 터트린 두 발의 3점슛은 모비스가 시종일관 크게 리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결국 모비스는 양동근(14점, 5어시스트)과 함지훈(12점, 3리바운드)의 활약으로 박종천이 벌려준 점수를 끝까지 지켰다.
모비스 승리에는 공식이 있다. 박종천이 10점 이상을 달성한 5경기서 모비스는 전승이다. 또 박종천이 3점슛을 3개 이상 넣었던 5경기도 모두 이겼다. 주전의존도가 높은 모비스이기에 벤치에서 나온 박종천까지 터진다면 도저히 질 수가 없는 셈이다.
팬들은 이런 박종천을 ‘박 과장’이라 부른다. 문태영(35)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연장자면서 상대적으로 역할은 적은 그를 ‘만년 과장’에 비유한 것. 박종천의 얼굴을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만큼 절묘하게 어울리는 별명이다.
심지어 유재학 감독도 별명을 알고 있다. 박종천이 조금만 부진하면 “박 과장, 그래가지고 내년에 차장 달겠어?”라고 한마디 뱉는다. 박종천은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감독과 팬들의 관심이 싫지 않은 눈치다.
비슷한 처지의 아저씨 팬들은 박종천이 뛰는 모습만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짠하다. 그만큼 한 가정의 가장으로 열심히 뛰기 때문이다. ‘박 과장’은 모비스가 연패를 탈출하고 SK와 LG를 추격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이만하면 내년에 ‘만년 과장’ 딱지를 떼고 차장진급을 노려볼 수 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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