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새 둥지를 결정하지 않은 해외파 3인방이 각기 다른 상황과 함께 겨울을 보내고 있다. 상황이 다른 만큼 결정 시간도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선수 중 다음 시즌 뛸 팀이 결정된 선수는 류현진(26, LA 다저스)과 최근 한신 타이거즈 입단을 확정지은 오승환(31) 정도다. 각각 FA 자격을 얻은 추신수(31)와 이대호(31), 그리고 FA 자격을 얻어 미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윤석민(27), 최근 시카고 컵스로부터 논덴더 방출 통보를 받은 임창용(37)은 아직 새 소속팀이 결정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팬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상황은 서로 다르다. 우선 느긋한 선수가 있다. 바로 추신수다. 추신수는 현재 메이저리그(MLB) FA 시장에 남은 최대어로 손꼽힌다. 외야 보강을 원하는 팀들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추신수와 연계되어 있다. 당초 빠르면 지난 10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열린 MLB 윈터미팅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추신수 측은 이 기간을 지나쳤다.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상황은 나쁘지 않다. 여전히 시장에서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구단들을 최대한 애타게 하며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심산이다. 보라스는 “추신수가 꼼꼼하고 신중하게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알렸다. 향후 상황을 봐야겠지만 이르면 크리스마스 전후, 늦으면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보라스는 2년 전 프린스 필더의 계약 때도 해를 넘겨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전력이 있다.
이대호도 역시 ‘갑’의 상황이다. 자신이 선택만 내리면 된다. 최근 MLB쪽 상황도 알아볼 수 있는 에이전트를 선임한 이대호는 일본과 미국을 놓고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다. 일본 언론들은 소프트뱅크가 이대호에 2년 총액 8억 엔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으나 한 이대호의 측근은 “언론 발표 이상의 제안이다”라고 전했다.
선수 스스로가 MLB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협상이 늦어지고 있을 뿐 칼자루는 여전히 이대호가 쥐고 있다. 일단 소프트뱅크라는 보험을 마련한 상황에서 MLB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MLB 윈터미팅이 끝난 만큼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윤석민은 새 행선지 결정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윤석민은 MLB 무대 경력이 없다. 보여준 것이 없어 아무래도 구단들의 큰 관심을 불러 모으기는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포스팅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진 다나카 마사히로를 비롯, 맷 가르자, 우발도 히메네스, 어빈 산타나 등 대형 투수 FA들의 행보가 가닥이 잡힌 뒤 행선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2~3개 팀이 ‘선발 윤석민’을 원하고 있는 만큼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대한 좋은 조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임창용은 최근 몸을 만들기 위해 괌으로 출국했다. MLB 스프링캠프 참가는 유력한 가운데 지금보다는 스프링캠프 전후로 새 둥지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최대한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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