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결여' 엄지원, 차원 다른 버럭 "속 시원해요"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2.15 08: 21

배우 엄지원이 버럭할 때마다 속이 다 시원하다.
엄지원이 SBS 주말드라마 '세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에서 만능 해결사 오현수 역을 맡아 차원이 다른 버럭 연기로 보는 이들에게 청량감을 안겨주고 있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입담으로 대리만족을 주는 것은 물론, 불의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사건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그래서 극중 모든 캐릭터들이 그에게 의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재혼한 동생의 뒤치다꺼리를 위해 악을 쓰고, 철부지 절친들의 파혼을 수습하기 위해 아등바등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세결여' 11회에는 현수가 요물 같은 안광모(조한선 분)의 터무니 없는 절교 선언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더 이상 너하고 친구 못하겠다"는 광모의 말에 "알겠다"며 쌩하게 돌아섰다. 당황한 광모가 붙들자 "끝내자면서 끝내는 데 긴 말이 무슨 필요있어? 사과하고 싶지 않다. 어디 여자가 없어서 너 하나 씨한테. 너라는 놈 앞에 두고 도대체 내 절망의 끝은 어디냐. 너 같은 놈의 세월이 너무 아깝고, 나 자신이 너무 치사하고 남루해서 나야말로 너 영구 삭제한다. 끝"이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광모는 현수의 회사 대표 조카인 하나에게 영화 보러 가자며 '작업(?)'을 하다 덜미가 잡힌 상황. 파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여성에게 관심을 보이자 화가 난 현수는 한걸음에 광모를 찾아가 머리끄덩이를 낚아챘다.
알고 지낸 15년 세월동안 현수를 엄마처럼 따랐던 광모는 의외의 반응에 어쩔 줄 몰라했다. 그는 종종걸음으로 현수를 따라가 "현수야, 나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다시는 너 절망 안 시킬게. 현수야. 그러지마. 너 무서워. 나 진짜 무서워"라며 오히려 애원하는 꼴이 됐다. 사고뭉치 안광모에게 통쾌한 한방을 날린 장면이었다.
이날 공개된 12회 예고영상에는 현수가 정태원(송창의 분)과 만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태원은 현수의 동생 오은수(이지아 분)의 전 남편으로, 태원의 어머니 최 여사(김용림 분)는 은수의 현재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아들과 만나고 있다"고 이간질을 한 상황이었다. 이를 안 현수는 잠옷 바람으로 달려가 "은수가 훼방놨어요? 은수 때문에 결혼 안하는거예요?"라며 따져물었다. 또 자신을 처형이라고 부르는 태원에게 "나 처형 아니랬잖아"라며 선을 그었다.
현수는 차갑고 똑 부러지는 인물이다. 하지만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한 없는 인정을 베푼다. 그래서 갈 곳 없는 친구 박주하(서영희 분)을 데리고 살고 있고, 반려견을 볼 때마다 애지중지 대한다. 
현수가 이 같은 성격을 갖게 된 데에는 가족들의 영향이 컸다. 남한테 쓴소리 한 번 못해 본 엄마, 한 번의 이혼과 재혼을 하면서 상처 투성이가 된 동생 은수까지 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타인의 상처를 보듬는 역할을 하고 있고, 적절한 선을 지키며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까지 주고 있다.
한편 '세 번 결혼하는 여자'는 평범한 집안의 두 자매를 통해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부모세대와는 또 다른 결혼관과 달라진 결혼의 의미, 나아가 가족의 의미까지 되새겨 보는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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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결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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