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아이 에이지(44) 전 삼성 투수코치와 오승환(31, 한신 타이거스)이, 이제는 같은 팀 소속이 아니지만 계속해서 사제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오승환은 13일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지난 10일 일본에 입국했다. 오승환은 일본에 도착한 뒤 11일 바로 일본에서 야구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오치아이 전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둘은 말은 통하지 않지만 통역을 통해 서로 안부인사를 나눴다.
오치아이 전 코치가 2010년 삼성의 투수코치를 맡은 후로 지난 시즌 후 삼성을 떠나기까지 3년을 매일 동고동락한 사이. 오치아이 전 코치는 최근 '데일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일본에서도 40~50세이브가 가능한 선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오승환은 13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은 코치님이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 와서 바로 연락을 드렸는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 동안 많이 제가 받았기 때문에 일본에서 어느 인터뷰를 하든 코치님 이름을 말씀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며 웃었다.
오치아이 전 코치 역시 오승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에서 오승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듬직하고 충실한 선수라 항상 고마웠다. 같이 한 팀에 있을 때부터 일본에서 던지는 것을 꿈꾸곤 했는데 그의 꿈이 이뤄져서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오치아이 전 코치는 마지막으로 "오승환이 내 이름을 말해준다고 하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약속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오지 않겠냐'고 답했다. 그것이 내가 무려 8억5000만 엔의 사나이에게 한 마지막 설교"라고 유머로 화답했다.
오치아이 전 코치는 2월 도중 오키나와 캠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때 오키나와에서 한신 캠프를 치르고 있는 오승환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팀을 떠난지 1년이 지났지만 계속해서 제자들과 전화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스승이, 이제는 머나먼 이국 땅에 발을 디딘 제자를 응원하는 훈훈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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