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래 뛰면서 나쁜 것도 보고 배웠다. SK의 장수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32)가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헤인즈는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SK와 전주 KCC의 경기에서 동업자 정신을 망각했다. 2쿼터 중반 SK의 속공상황에서 헤인즈는 공과는 전혀 상관이 없던 김민구의 명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김민구는 코트에 드러누워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결국 그는 라커룸으로 물러났다.
허재 KCC 감독은 노발대발했다. 헤인즈의 고의성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의도적으로 한 짓이다.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당시 속공에 참여하던 헤인즈는 의도적으로 옆으로 방향을 틀어 김민구를 들이받았다. 득점을 원했다면 그대로 김민구를 지나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다. 누가 봐도 고의성이 짙은 반칙이었다.

팬들을 더 분노하게 한 것은 반칙 이후 헤인즈의 태도다.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능청을 떨고 바로 옆의 김민구를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갔다. 자기 때문에 다쳤다는 동업자 정신은 찾아볼 수 없었다. 헤인즈는 사과를 위해 경기가 끝난 뒤에 김민구를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민구는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현재 각종 농구게시판에는 심판을 때린 퍼비스 파스코나 타팀 감독에게 손가락 욕을 한 아이반 존슨처럼 헤인즈도 퇴출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교체선수로 처음 삼성에 입단한 헤인즈는 6시즌 연속 한국에서 뛰고 있는 대표적인 장수 외국선수다. 3점슛이 없고 마른 체형이지만 정확한 점프슛과 영리함을 무기로 KBL에 완벽히 적응한 ‘한국형 선수’다. 하지만 영리함이 지나쳐 ‘사악함’으로 변질된 것이 문제다. 심판성향까지 꿰고 있는 헤인즈는 평소 지나친 ‘헐리웃 액션’으로 많은 구설에 오르고 있다. 또 헤인즈는 지난 2월 13일 경기 종료 후 김승기 부산 KT 코치에게 욕설을 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사건 후 헤인즈는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OSEN이 인터뷰를 시도했다. 메시지는 읽었지만 대답은 하지 않고 있다.
헤인즈가 다음 시즌에도 KBL에서 뛴다면 조니 맥도웰과 함께 역대 최장수 외국선수로 등록된다. 하지만 이번 김민구 사건으로 헤인즈는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헤인즈는 자신의 선수경력에 치명적 오점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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