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51승4패라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던 현대캐피탈이었다. 이런 전통이 고비 때 빛났을까. 현대캐피탈이 LIG손해보험에 대역전극을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현대캐피탈은 15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LIG손해보험(이하 LIG)과의 경기에서 먼저 2세트를 내줬으나 나머지 3세트를 따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3-2(22-25, 23-25, 25-19, 25-22, 15-12)로 이겼다. 승점 2점을 추가한 현대캐피탈(승점 21점)은 2위 우리카드(승점 21점)에 다승에서 뒤진 3위를 기록했다. 반면 LIG(승점 11점)는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며 현대캐피탈전 악몽을 이어갔다.
전체적으로 양팀 선수들의 몸이 모두 무거워 보였던 경기였다. 집중력을 잃은 플레이가 속출했다. 깔끔하지 못한 모습이 이어졌다. 이 승부에서 웃은 팀은 그나마 마지막 순간에는 강한 집중력을 선보였던 현대캐피탈이었다.

1·2세트는 세트 막판 집중력이 더 강했던 LIG가 가져갔다. LIG는 1세트 19-19 상황에서 세트 초반 침묵하던 에드가가 연속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하현용의 블로킹까지 가세하며 22-19로 앞서가 승기를 잡았다. 이후 LIG는 에드가와 이강원의 공격 성공으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는 역전극이 벌어졌다. LIG는 잦은 범실 탓에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21-23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21-23에서 아가메즈의 서브 범실과 이경수의 노련한 오픈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결정적 순간 에드가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역전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마지막 순간 아가메즈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세트를 헌납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3세트부터 주포 아가메즈가 살아나며 힘을 내기 시작했다. 1·2세트에서 부진했던 아가메즈는 세터들과의 호흡을 조금씩 가다듬기 시작했다. 여기에 윤봉우 등이 결정적인 순간 블로킹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살렸고 LIG 공격수들의 잦은 범실까지 겹치며 승부는 5세트로 접어들었다.
마지막 세트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가운데 최후의 승자는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8-7에서 아가메즈의 오픈 공격으로 점수차를 벌렸고 이후 아가메즈가 연이어 어려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12-10까지 앞서 나갔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윤봉우의 속공, 아가메즈의 후위 공격으로 차분히 득점을 쌓은 끝에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아가메즈는 경기 초반 부진을 딛고 39점을 기록하며 주포 몫을 해냈다. 이날 통산 600 블로킹 고지(리그 3호)에 올라선 윤봉우는 10점, 최민호는 9점을 기록하며 센터진이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뽐냈다. 반면 LIG는 에드가가 37점을 올렸으나 무려 17개의 개인 범실을 기록했고 팀 전체로도 42개의 범실을 범하며 사실상 자멸했다. 4연패에 빠진 LIG는 6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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