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민망한 경기였다. 3쿼터까지 프로농구 최악의 졸전이 나왔다. 하지만 4쿼터는 명승부였다.
인천 전자랜드는 1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고양 오리온스에 58-5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2승 13패가 된 6위 전자랜드는 5위 서울 삼성(12승 12패)과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패한 오리온스(10승 15패)는 8위로 밀려났다.
오리온스는 장염에 걸린 전태풍 대신 신인 한호빈을 선발로 투입했다. 이에 맞선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의 득점력을 살리기 위해 한정원이 센터를 맡았다. 전자랜드는 경기시작 후 7분 넘게 오리온스를 무득점으로 막았다. 김상규의 5점이 터진 전자랜드는 7-0으로 앞섰다.

다급해진 오리온스는 이현민, 전태풍, 랜스 골번, 김종범을 투입했다. 1쿼터 종료를 2분 56초 남기고서야 전태풍의 돌파로 첫 득점이 터졌다. 오리온스의 부진은 이어졌다. 이어진 랜스 골번은 자유투 2구를 얻어 하나 성공에 그쳤다. 오리온스가 1쿼터 올린 3득점은 역대 정규시즌 1쿼터 최소득점기록과 동률이었다. 오리온스는 3-13으로 1쿼터를 뒤졌다.
2쿼터에서도 오리온스 득점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2쿼터 중반까지 찰스 로드의 골밑슛과 차바위의 3점슛으로 올린 5점이 전부였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귀신에 홀린 듯 쉬운 자유투까지 계속 놓쳤다. 오리온스는 16-26으로 전반전을 뒤졌다. 프로농구 양 팀 합산 전반전 역대 최소점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오리온스는 3쿼터 점을 올리며 다소 살아났다. 전반전 오리온스가 올린 점수는 단 16점으로 역대 전반전 최소점 2위였다. 오리온스가 3쿼터 14점을 넣자 공격이 매우 잘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양 팀이 3쿼터까지 합산한 70점도 역대 3쿼터까지 최소점 신기록이었다.
4쿼터 변수가 생겼다. 심판은 포웰이 팔꿈치를 썼다는 이유로 즉시 퇴장을 명령했다. 이에 납득하지 않은 포웰이 항의하면서 테크니컬 파울이 추가됐다. 오리온스는 자유투 3구와 공격권까지 얻었다. 설상가상 포웰 대신 들어온 로드도 곧 5번째 파울을 범하고 물러났다. 탄력 받은 오리온스는 4쿼터 종료 4분을 남기고 터진 전정규의 3점슛으로 47-48로 추격했다.
전자랜드도 정영삼의 3점슛이 터지면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자랜드는 종료 1분 16초를 남기고 김동욱에게 골밑슛을 맞고 53-54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 때 종료 49.4초전 박성진의 역전 점프슛이 터졌다. 이어진 오리온스 공격에서 김동욱의 3점슛이 불발됐고, 차바위가 리바운드를 잡았다. 최진수의 반칙으로 차바위가 자유투 2구를 던져 모두 넣었다.
남은시간 33.2초. 오리온스는 이현민이 노마크 3점슛을 놓친 뒤 윌리엄스가 팁인슛을 넣었다. 이현민의 빠른 파울로 박성진이 자유투 2구를 얻었다. 박성진은 1구를 넣고 2구를 놓쳤다. 이어진 오리온스 공격에서 이현민이 던진 점프슛은 불발됐다. 한정원은 천금 같은 리바운드를 잡아내 승리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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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