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추운 강원도 철원이다. 거기에 북한이 바라보는 탓에 언제나 전쟁 태세인 철원 백골부대 GOP 군체험은 한 마디로 후덜덜 다리가 떨렸다. 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긴장감이 감돌고, 유일한 분단 국가라는 암울한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간이었다. 군인 중 1%만 경험할 수 있는 GOP 생활은 시작부터 험난했고 1%의 특별한 웃음을 안겼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는 지난 15일 백골부대 첫 번째 이야기를 방송했다. 백골부대는 육군의 유명한 부대 중 하나로, 최전방 GOP로 혹독한 군생활의 명성이 있다. 여기에 ‘진짜 사나이’가 입성한 시기는 영하 10도에 눈까지 쌓여 있었다. 최전방이라는 환경은 더욱 삼엄한 군기가 요구됐고, 철통경계가 더해졌다. 때문에 마치 전사와 같은 분위기를 풍겼던 이기자부대 못지않은 전운이 감돌았다.
빡빡한 분위기에 ‘진짜사나이’ 멤버들은 눈이 커지고 침을 꼴깍 삼켰다. 구멍병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실수투성이 손진영도 각이 잡혔다. 멀리 보이는 북한은 분단국가라는 암담한 현실을 또 한번 실감하게 했다. 분단선을 바라보며 멤버들을 복잡한 표정이었다. 멤버들은 “참담하다”, “분단의 아픔이 느껴진다”며 왠지 모를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경계근무에 대한 불타는 각오를 표현하며, 군대에 막 입성한 초창기 분위기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두 달간의 해군 체험을 마치고 다시 육군으로 돌아온 ‘진짜사나이’는 가열찬 군복무로 유명한 백골부대를 선택했다. 때마침 ‘진짜사나이’는 최근 시청률 하락으로 지난 4월 첫 방송 이후 걸림돌을 맞았다. 물론 아직까지도 프로그램이 만드는 웃음은 여전하지만, 경쟁 프로그램의 강세로 인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백골부대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진짜사나이’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편부터 백골부대는 강했다. 이름이 주는 위압감과 강추위의 날씨는 멤버들을 더욱 고달프게 했다. 관찰 다큐 예능프로그램 형식상 멤버들의 고난의 행군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재미를 높인다. 고난의 훈련은 휴식을 더욱 달콤하게 했다. 빡빡한 일정을 마친 후 편지를 함께 읽으며 훈훈한 전우애를 교감하는 멤버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감동과 재미를 발견했다. 군인 중 1%만 경험할 수 있는 GOP 근무는 시청자들에게 1% 즐거움을 안길 수 있을까. ‘진짜사나이’의 웃음 원동력은 어디까지 발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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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