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 사상 처음으로 2억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1억 9,964만 166명이다. 평일 하루 동안 20~30만 관객이 동원된다는 것을 감안했을때 영화 관객 2억 명 돌파는 이번주에 확실시 된다.
한 해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수가 2억 명을 돌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더군다나 지난해 영화를 관람한 총 관객수가 1억 9,489만 587명을 기록, 올해가 아직 15일 가량이 남아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엄청난 수치다.

이처럼 국내 영화 시장의 급성장을 이끈 그 배경에는 국내 배우들의 활약이 컸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많아지면서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수 역시 늘어난 것. 실제로 영진위 집계 결과, 올해 흥행했던 작품들 중 10위권에 안에 무려 8편의 영화가 한국영화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해외배우로는 국내에서 유독 사랑받는 '아이언맨' 시리즈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친절한 빵아저씨' 브래드 피트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 해 였지만 여배우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10위권 안에 든 작품들 중 여배우가 극을 이끌어간 작품은 단 한개도 없었으며 그나마 영화 '숨바꼭질'의 전미선-문정희, '감시자들'의 한효주가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 2013년, 송강호-하정우 2파전..상위권에 작품 두 개나
올 한 해는 단연 송강호와 하정우의 2파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송강호는 올 최고 흥행작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2위와 3위 작품에, 하정우는 5위와 8위에 모두 출연하며 각각 약 1800만, 약 12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송강호의 2위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담은 작품으로 송강호는 극 중 기차 설계자 남궁민수 역을 맡아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분)와 함께 엔진칸까지 나아가는 여정을 함께 했다. 그리 많은 분량에 출연하진 않지만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 사이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며 영화 흥행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극 '관상'은 3위를 차지했다. '관상'은 조선의 천재 관상가가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인 계유정난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를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극 중 천재 관상가 내경 역을 맡은 송강호는 특유의 코믹한 연기와 함께 아들을 향한 애끓는 부정,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평범한 사람의 모습 등을 다양하게 담아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하정우는 '베를린'과 '더 테러 라이브'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올 초를 액션으로 장식했던 '베를린'은 '액션키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이다. 하정우는 극 중 북한 최고 비밀 요원 표종성 역을 맡아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며 찬사를 이끌어냈다.
'더 테러 라이브'는 그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 마포대교 폭발 사고를 뉴스 앵커가 생중계 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에서 하정우는 원톱주연도 가능함을 입증하며 명실공히 충무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 올 한 해 유일한 천만영화..류승룡

올 한 해를 돌아볼때 빼놓을 수 없는 배우는 류승룡. 영화 '7번방의 선물'로 2013년 유일한 천만영화를 기록한 류승룡은 교도소에 수감된 정신지체아빠의 부성애를 다룬 이번 작품에서 6살 지능 용구로 분해 관객들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극 중 딸 예승 역을 연기한 갈소원과 콤비 연기를 할때는 보는 이들의 웃음을, 또한 예승이와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절절한 부성애로 눈물을 뽑아내며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영화는 무려 12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영화로 류승룡은 영화배우협회상 수상, 대종상 남우주연상 수상, 백상 영화부문 대상 수상 등 연이은 시상식에서 상을 독차지하며 대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 사랑받는 로다주, 빵 아저씨..외화 체면 세워
전세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브래드 피트가 외화 체면을 세웠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 영화 '아이언맨3'와 브래드 피트 주연 '월드워Z'가 각각 4위와 10위를 차지한 것.
'아이언맨3'는 아이언맨의 인간적인 고뇌를 담음과 동시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액션으로 많은 이들의 인기를 끌었던 영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극 중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언맨을 잘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브래드 피트는 좀비영화 '월드워Z'로 활약했다. '월드워Z'는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전세계가 좀비로 가득해진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브래드 피트는 극 중 좀비가 전세계로 퍼지게 된 원인을 찾아 헤매는 제리 레인으로 분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 '숨바꼭질'의 손현주, '감시자들'의 설경구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올 한 해를 빛낸 영화배우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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