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영화 관객 2억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6일까지 총 영화 관객수는 1억 9964만 481명을 기록했다. 2억 관객 경신을 코 앞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한 해 2억 관객 시대가 된 바탕에는 한국 영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실제로 올해 500만명을 넘게 동원한 한국영화가 많은 것이 고무적인 현상이었다.

올해에는 1000만 클럽에 가입한 ‘7번방의 선물’(1000만 명)을 필두로 ‘관상’, ‘설국열차’,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감시자들’, ‘더 테러 라이브’ 등 500만 명 이상의 한국영화가 8편이나 나왔다.
특히 '설국열차', '관상',' 7번방의 선물' 등 900만명을 넘게 동원한 영화가 무려 3편이나 탄생했다는 점은 올 한 해 관객들이 보여준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흥행 순위에서도 '톱 10'에도 8편이 한국영화가 차지해 한국영화의 파워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하지만 올해 충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스터 고' 같은 예상 외 케이스도 존재했다. 이 영화는 7월 17일 개봉해 132만여명을 동원했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를 만들었던 상업영화의 귀재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영화 최초로CG로 만든 고릴라가 주연으로 나서 한국영화계에 하나의 혁명으로 다가온 작품이었지만, 흥행적으로는 새 역사를 쓰지는 못했다. 관객들은 이 영화가 선보인 기술력에는 감탄했지만 드라마에는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230여억원이 투입된 제작비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내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는 영화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고, 과연 우리 관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한 번쯤 되새겨보게 했다.

문제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스크린 독과점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멀티플렉스 CJ와 롯데 등 대기업이 제작-배급을 맡은 영화가 전국 극장 개봉관의 상당수를 장악하는 현상인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올해도 여전히 피해갈 수 없었다. 올해는 ‘아이언맨 3’,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이 개봉 당시 전국 스크린의 절반 가량의 상영관을 점해 또 한 번 잡음이 발생했다. '7번방의 선물'은 그나마 극장을 보유하지 않은 NEW배급으로 천만을 달성, 독과점 문제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영화 스태프들이 처해있는 열악한 근무 환경도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다. 영화산업협력위원회가 조사한 지난 해 ‘영화 스태프 근로환경 실태조사’를 보면, 1년 동안 이들 손에 쥐어지는 임금은 평균 1107만원에 그쳤다. CG 등 후반작업 분야를 제외한 팀장급 이하 스태프들의 연평균 수입은 916만원. 연출ㆍ제작부에 속한 스태프들의 임금은 평균 554만원의 소득이 전부였다.
외화 부율 문제도 대두 됐다. CGV는 기존 60대 40으로 나눴던 흥행수입을 지난 해 9월부터 50대 50로 변경했다. 하지만 배급사가 이에 동의하지 않아 갈등을 빚고 있는 중이다. 롯데시네마도 마찬가지.
'토르:다크 월드'는 10월 30일 개봉 당시 배급사와 극장 사이에 부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예정 날짜에 서울 지역 CGV에서 개봉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뒤늦게 양측 간에 합의가 이뤄져 당초 개봉일에서 8일이 지난 시점에 개봉했다. 이 갈등은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가장 큰 피해자는 분주히 예매까지 하며 영화를 기다렸던 관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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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영화 포스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