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혜진이 품절녀 여배우로서 기분좋은 출발을 알리고 있다.
지난 7월 1일 축구선수 기성용과 결혼한 한혜진은 SBS 새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로 안방극장 컴백을 알린 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중이다.
맑고 청순한 이미지로 대표되던 한혜진은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와는 반전되는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며 한층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결혼과 함께 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고, 이와 더불어 영화 '26년'을 통해 연기적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결혼과 동시에 연기자로서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를 바라보는 가장 최악의 걱정은 '축구선수의 아내'로 남게되지 않을까였다.

하지만 한혜진은 결혼 후에도 작품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대로 남편이 머물고 있는 영국으로 출국한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차기작 결정을 했고, 결혼 후 5개월 만에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 소식에 관계자들도 팬들도 다소 놀라는 분위기였다.
그가 선택한 작품과 캐릭터는 '따뜻한 말 한마디'의 여주인공 나은진. 나은진은 때로는 철없게 보일 발랄하고 뭐든지 잘해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성장했지만 남편에 대한 실망과 새로운 사건들에 휘말리면서 이전과 다른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나은진은 '불륜녀'다. 그는 남편과 딸 하나를 두고 있지만,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다. 이 과정에서 내적 갈등을 겪고, 사랑와 이별을 경험하며 슬픔과 아픔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한혜진으로서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아닐 수 없다. 그간 종교적인 이미지가 더해 조신, 차분, 순수한 분위기가 강했던 그가 불륜을 저지르는 입체적인 캐릭터에 도전, 그간의 한혜진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연기력으로는 정평이 나 있는 김지수와의 호흡과 연기대결도 볼 만하다는 반응.
한혜진은 하명희 작가의 전작을 흥미롭게 보고 이 작품을 선택, 의욕적으로 연기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소속사 측도 이번 작품을 통해 그가 한층 성숙한 연기를 표현할 것으로 기대를 가졌다. 또 한혜진의 안정된 연기와 더불어 드라마 자체가 불륜이라는 소재를 신선하게 사용해 '묘하다', '독특하다'라는 반응도 얻고 있어 흥미로운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한혜진처럼 결혼 후 소위 더 잘나가는 여배우들이 늘고 있는 추세. 여배우로서 내조의 여왕의 조건에는 본업인 연기를 더 잘하는 모습도 추가해야 할 듯 하다. 어쨌든 앞으로 가깝게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도 선보일 그가 여배우 제 2막을 상쾌하게 열어제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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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