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내숭·지루함, '꽃누나'에 없는 세가지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2.17 17: 48

'꽃누나'들의 내숭 없는 여행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화려함을 벗고 털털한 옆집 누나로 돌아온 윤여정과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그리고 짐꾼이 아닌 짐이 된 이승기가 자연스러우면서도 지루함이 없는 배낭여행기로 웃음을 주고 있는 것. 첫 방송부터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는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이하 꽃누나)의 출구 없는 다양한 매력이 얼마나 더 많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킬지 주목된다.
'꽃누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을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이끈 나영석 PD의 배낭여행프로젝트 2탄. 앞서 방송된 '꽃보다 할배'에 이어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1회는 평균시청률 10.5%(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최고시청률은 11.8%로 집계됐으며, 이후 꾸준히 인기를 누려 3회가 10.3%를 기록하며 금요일 밤 예능 최강자였던 SBS '정글의 법칙'을 바짝 추격 중이다.
'꽃누나'의 인기 요인은 윤여정과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그리고 이승기의 꾸밈없는 매력과 지루할 틈 없는 기발한 편집, 자막, BGM, 그리고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 상황이다. 제작진이 끼어들지 않고 여행기를 관찰하는 형식으로 카메라에 담다보니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

# 대본 없는 돌발상황..더 재미있다
'꽃누나'는 대본 없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 상황이 큰 웃음을 준다. 짐꾼으로 섭외된 이승기가 짐으로 전락하고, 숙소를 찾아가던 중 김희애와 길이 엇갈리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더 큰 재미를 끌어냈다.
특히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꽃누나'들의 각기 자른 자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윤여정은 당황하는 이승기에게 톡 쏘는 말투로 한마디 하면서도 칭찬으로 그의 기운을 북돋아줬고, 김희애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이승기를 이끌었다. 이미연은 가끔 욱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자상하게 막내 이승기를 챙겼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것은 김자옥. 김자옥은 어떤 돌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느긋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본 없이 진행되는 촬영이기 때문에 '꽃누나'와 이승기의 자연스러운 매력을 잘 끌어내는 것이다.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제작진은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고 그냥 지켜볼 뿐, 이승기와 누나들이 그 상황을 헤쳐 나간다. 또 제작진은 절묘한 편집과 재치 있는 자막, BGM으로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옆에서 깐족거리는(?) 나PD 또한 재미를 주는 요소.
# 짐→짐꾼, 이승기의 성장..지루할 틈이 없다
'꽃누나' 1회부터 주목받았던 것은 바로 짐꾼으로 캐스팅돼 짐으로 전락한 이승기의 성장이었다. 스마트한 이미지가 강했던 이승기는 이미 '1박2일'을 통해 '허당'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꽃보다 누나'는 그런 이승기의 허당 캐릭터를 100% 활용하고 있다.
처음으로 스스로 계획한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 '꽃누나'들은 여행 전부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기 역시 마찬가지. 특히 이승기는 연예계 대선배들을 모시는(?) 입장이라 더욱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남자와는 또 다른 여배우들과 함께 라는 점도 이승기를 긴장시켰다. 그래서 그런지 이승기는 여행 첫 날부터 실수를 연발했고, 결국 첫 여행지인 터키에 도착해서 숙소로 찾아가는 몇 시간 동안 이승기의 캐릭터는 짐으로 정착됐다.
하지만 지난 방송에서 이승기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여행 둘째 날 서툴렀던 가이드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미리 공부한 덕분에 교통편과 맛있는 식당을 찾는데도 성공했다. 점점 더 성장하고 있는 이승기의 모습은 '꽃누나'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이승기가 앞으로 누나들을 이끄는 가이드로서 얼마나 더 똑똑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내숭 벗은 여배우들, 친근해서 더 예쁘다
내숭 없이 화려한 가면을 벗은 여배우들 역시 '꽃누나'를 빛내는 요소다. 일상생활에서도 화려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이어갈 것 같던 여배우들이 친근한 모습으로 시청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것. 여배우 타이틀에 갇혀있던 반전 매력은 '꽃누나'를 보는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우아한 여배우의 상징이었던 김희애는 '꽃누나'를 통해 '잡식 소녀'라는 애칭을 얻었다. 내숭 없이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제작진이 붙여준 수식어. 김희애는 귀여운 손동작과 우아한 말투, 그리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며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줬던 것과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꽃누나' 중 막내인 이미연은 다정다감하면서도 가끔씩 욱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1990년대 남성들의 로망이었던 청순가련형의 이미연 대신, 털털하고 내숭 없는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윤여정은 그동안 토크쇼에서 보여줬던 솔직하고 거침없는 발언으로 '꽃누나'를 사로잡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으며, 김자옥은 '공주' 이미지처럼 소녀 같고, 느긋하면서도 로맨틱한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군밤과 옥수수를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며 가끔 엉뚱한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주기도 한다.
해외여행 콘셉트인 만큼 볼거리도 많고,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출연진들이 대거 출연해 재미를 주고 있는 '꽃누나', 남은 방송에서 또 얼마나 더 많은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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