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를 보면 꼭 작년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교체투입돼 팀의 역전승을 이끈 안준찬(27, 우리카드)가 미소를 보였다. 강만수 감독이 이끄는 우리카드는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한국전력과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뒤집기에 성공, 세트 스코어 2-3(23-25, 20-25, 25-22, 25-22, 15-1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9승 3패(승점 23)로 3위 현대캐피탈(승점 21)에 승점 2점차 앞선 2위를 지켰다. 0-2로 먼저 두 세트를 내줬을 때만 해도 패색이 짙었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역전 드라마를 쓴 우리카드의 승리였다. 그리고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교체투입된 안준찬(19득점)의 활약이 있었다.

안준찬은 "처음에 우리끼리 우왕좌왕했데 갈수록 잘 맞아서 이길 수 있었다"며 "보통 교체로 들어가면 리시브 라인을 담당한다. (최)홍석이랑 (김)정환이가 공격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수비 역할로 들어가기 때문에 공격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공격 코스 같은 부분이 생각했던대로 잘 됐다"며 자신의 활약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감독님의 오더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물론 뛰고 싶지만 코트에 들어왔을 때 내 자리에서 내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담담히 이야기한 안준찬은 "몸상태는 프로에 와서 가장 좋은 것 같다. 무릎이 아프지 않아 자연스럽게 리시브 할 수 있어서 그 점이 제일 좋아진 것 같다"고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지난 시즌 기나긴 연패의 터널을 지나본 경험이 있는 안준찬이다. 그 때문인지 2라운드 종료 9승 3패라는 지금의 결과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안준찬은 "기록지나 순위표를 보면 우리가 너무 위에 있어서 '우와, 우리가 이렇게 잘나가도 되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기록지를 보면 우리가 위에 있을 만하더라. 팀이 서로 잘 맞아가는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8연패의 경험이 오히려 약이 됐다는 안준찬은 문득 러시앤캐시 이야기를 꺼냈다. "(8연패할 때는)참 힘들었는데 다음 시즌 들어와서 약이 되더라. 러시앤캐시도 8연패하고 난 후 자기들끼리 점점 맞아가고 하는 것을 보면 작년의 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라며 말문을 연 안준찬은 "애들이랑 이야기하다보면 (러시앤캐시가)옛날 우리처럼 하는 것이 보인다며 이제 우리가 걔들을 무서워할 상황이 왔다, 무섭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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