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예체능', 이렇게 잘했나? 구멍이 사라졌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2.18 07: 18

구멍들의 활약에 울고 웃던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에체능'에 '구멍'이 사라지고 '에이스'만 남았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붙든 백전백패를 기록했던 '우리동네 예체능'이 농구 편을 맞아 180도 달라진 기량을 뽐냈다. 수준급 실력을 갖춘 선수들과 맞붙어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것은 물론 아슬아슬한 승부로 즐거움을 낳기까지 했다. 각자 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해내는 멤버들 덕분에 가능한 결과였다.
지난 17일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한일 생활체육교류의 일환으로 일본 슬램덩크 팀과 한일 농구대항전을 개최한 멤버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초반 주춤했던 '우리동네 예체능' 팀은 아슬아슬하지만 꾸준히 경기를 리드했고, 3점 차로 간발의 승리를 거뒀다. 자존심을 걸고 진행한 '한일전'이었기 때문에 더욱 값졌다.

이날 멤버들은 하나 같이 에이스의 면모를 보였다. 서열 1위 김혁의 활약은 당연했고, 서지석, 박진영, 이정진, 줄리엔강까지 빠지는 사람이 없었다. '똥돼지' 강호동도 위기의 순간에 파울로 상대팀의 공격을 차단하는 예리한 판단력을 보였다.
김혁은 농구선수로 활약할 때부터 겪었던 발목 부상의 악몽에 또 한 번 시달렸다. 속공과 리바운드, 적절한 패스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그는 불가피하게 잠시 코트를 떠나야했다. 대신, 투입된 존박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득점을 올렸다.
서지석은 연이어 3점슛을 성공시키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그는 3점 라인보다 조금 물러선 곳에서 공을 쏘아올렸고, 그림 같은 슛으로 득점을 올렸다. 3점이라는 점수보다 팀의 사기 진작에 세운 공이 컸다. 상대팀의 막강한 수비에 막혔던 줄리엔강도 우지원 코치의 작전 덕에 부활했다. 2명이 줄리엔강을 위해 상대 선수를 막아서면, 그 사이에 줄리엔강이 자리를 확보하고 골을 넣는 식이었다.
2쿼터까지 일본 팀에 끌려갔던 경기는 3쿼터에서 반전됐다. '예체능' 팀이 큰 점수 차로 역전에 성공한 것. 하지만 이대로 굳어질 것 같던 승부는 4쿼터에서 위기를 맞았다. '예체능' 팀이 주춤한 틈을 타 일본 팀이 1점차로 턱밑 추격을 해왔다.
경기 종료까지 약 1분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양팀이 선택한 방법은 자유투였다. 상대방의 파울을 유도해 이를 점수로 연결시키자는 계획이었다. 한국과 일본, 양팀이 동시에 선택이 이 방법은 '우리동네 예체능' 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위기의 순간에서 침착하게 자유투를 성공시킨 박진영 덕분에 3점 차로 승리를 거뒀다.
박진영은 이 공을 인정받아 한일전 MVP로 선발됐다. 우지원 코치는 "예전에 자유투로 쓴 맛을 본 적이 있다. 중요한 때 JYP가 흔들리지 않고 팀을 이끌어주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볼링, 배드민턴 등 동네 주민들과 대결에서 조차 한 번도 이긴 적 없었던 '우리동네 예체능'이 농구 편을 맞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추어들의 경기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긴장감 넘치는 경기 운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는 출연자들의 태도가 감동을 더하는 요소. '한일전'은 끝났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의 여정은 계속된다.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plokm02@osen.co.kr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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