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 오후 10시, 수목드라마 2편이 나란히 안방극장 문을 두드린다. 이선균, 이연희의 MBC ‘미스코리아’와 김수현, 전지현의 SBS ‘별에서 온 그대’가 주인공. KBS 2TV 수목드라마 ‘예쁜 남자’가 이미 방송 중인 가운데,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2편이 나란히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사실상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김은숙 작가의 SBS ‘상속자들’이 시청률 20%를 넘기며 독주 체제를 이어왔다. 하지만 ‘상속자들’이 종영하면서 3사 드라마가 빈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중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첫 방송을 하는 ‘미스코리아’와 ‘별에서 온 그대’가 관심을 끈다. 과연 다시 한번 불타오른 수목대전에서 ‘미스코리아’는 1위를 차지하며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미스코리아’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어려워진 화장품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동네 퀸카 오지영(이연희 분)을 미스코리아로 만드는 생계형 밀착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다. ‘로맨스 타운’, ‘파스타’를 집필한 서숙향 작가와 ‘골든타임’, ‘파스타’를 연출한 권석장 PD가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단 반은 접수하고 들어간다. 여기에 이선균, 이연희, 이미숙, 이성민, 송선미, 이기우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뭉쳤다.

이 드라마는 경제 한파가 몰아닥친 1997년 힘든 청춘의 사랑에 집중한다. 미스코리아가 되고, 미스코리아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젊은 청춘들의 희망가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이야깃거리. 어려운 시절 미스코리아 대회를 배경으로 비리와 음모를 뚫고 최고의 미인이 되려는 오지영와 이를 뒷받침하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추억을 되새기는 즐거움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불러온 복고 열풍과 맥락을 같이 할 듯으로 보인다. 1997년 배경을 재현한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로맨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제작진은 1997년 시대적 배경에 맞춰 소품과 의상 등을 굉장히 신경 썼다는 후문. 또한 주요 배경이 되는 미스코리아 대회의 화려한 볼거리가 안방극장의 시선을 끌어 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파스타’, ‘골든타임’ 등을 통해 감성적인 연출을 보였던 권석장 PD와 그와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이선균, 이성민의 만남만으로도 흥미요소다. 이 세 명의 조합은 믿고 보는 연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안방 시청 보증 수표. 아울러 청순한 여배우 이연희의 파격적인 변신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연희는 다소 싼 티 나고 괴팍한 성격의 엘리베이터걸에서 미스코리아로 거듭나는 오지영을 연기하며 데뷔 후 가장 강하고 센 캐릭터로 갈아입었다. 그의 연기 변신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물론 생활밀착형 연기로 웃음을 선사하는 이성민과 화려한 외모와 달리 독설을 내뱉는 이미숙의 조합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두 사람의 티격태격 만남으로 인한 갈등. 워낙 경쟁 드라마가 김수현, 전지현이라는 톱스타를 내세우며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지만, 감성적인 이야기와 연기 한가닥하는 배우들의 만남은 만만치 않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드라마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게 방송가의 중론. 이선균은 지난 16일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드라마는 우리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면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배우들끼리 호흡이 좋기 때문에 치고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그래도 시청률 신경 안 쓰고 우리 나름대로의 좋은 드라마를 만들면 호응을 받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찍겠다”고 드라마가 방영 후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이연희 역시 드라마의 공감 가득한 요소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며 작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어디 하나 버릴 것 없이 완벽하게 첫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미스코리아’가 안방극장에 무사히 착륙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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