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기황후’ 하지원 움직인 지창욱의 반전 매력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3.12.18 07: 18

‘기황후’ 지창욱의 반전매력이 하지원에게도 통했다. 오직 주진모에게만 충의를 맹세했던 하지원은 지창욱에게 곁을 내주며, 삼각 로맨스를 심화시켰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 16회에는 왕유(주진모 분)가 연철 승상(전국환 분)을 흔들며 고려왕 복위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연철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의 도발에 타환(지창욱 분)을 위협하며 자신의 권세를 과시했다.
앞서 왕유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는 연철 승상을 제거할 방법을 알게 됐다. 바로 타환(지창욱 분)의 부친인 명종 황제의 혈서를 손에 얻는 것. 왕유는 상소를 통해 연철을 자극했고, 연철은 왕유의 계획대로 수족들을 의심하며 더욱 예민하고 악랄해졌다.

결국 이 소식은 타환의 귀에까지 흘러 들어갔다. 타환은 아버지의 죽음을 비통해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타환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생각하며 울었고, 자신의 무능함에 또 한번 울었다. 황태후(김서형 분)는 “매의 눈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뱀의 심정으로 저들을 대할 때다. 아무것도 아는 척 하지 마라”면서 혈서를 찾으려는 아무런 노력도 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더욱 과감해진 왕유의 2차 도발에 연철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결국 연철은 “내게 이런 위기는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내가 썼던 방법이 있다”라며 사병을 모아 황궁으로 향했다. 급기야 용상에 앉은 연철은 타환에게 산송장처럼 지내라고 위협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타환은 또다시 살기 위해,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했다.
타환은 홀로 앉아 비참한 현실에 눈물지었다. 기승냥(하지원 분)의 등장에 타환은 더 이상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기 싫다고 울먹였지만, 승냥이는 타환을 위해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등을 내줬다. 타환은 “눈도 감고 귀도 막았습니다.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립니다. 그냥 편히 기대십시오”라는 승냥이의 말에 지친 등을 살며시 기대며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왕유가 목격하며 삼각로맨스에 불을 지폈다.
이 과정에서 타환을 연기하는 지창욱의 반전 매력이 빛났다. 하지원 앞에서는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고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고 전국환의 협박에 질겁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작위적으로 흐르기 쉬운 코믹과 진지의 간극을 넘나들 때도 흔들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
드라마와 뮤지컬 등을 통해 내공을 다진 지창욱은 극의 흐름에 맞춰 절묘하게 힘조절을 하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는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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