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이 흔들린다’ 머리 아픈 대한항공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18 06: 59

사상 첫 V-리그 우승을 향해 이륙했던 대한항공이 좀처럼 제 항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기체를 이끌어야 할 기장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속이 타고 있다.
대한항공은 17일 현재 5승6패(승점 16점)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 삼성화재(승점 29점)과의 승점차가 꽤 벌어졌다. 최근 몇 년간 삼성화재의 대항마를 자처했던 대한항공으로서는 5할도 되지 않는 승률이 불만족스럽다. 마이클 산체스라는 좋은 외국인 선수가 들어왔지만 오히려 성적은 지난 시즌보다 더 낮아졌다.
세터 문제가 그 중심에 있다. 대한항공의 주전 세터는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였다. 그런데 한선수가 시즌 전 갑자기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결정했다. 오프시즌 내내 한선수와 호흡을 맞춰왔던 대한항공으로서는 낭패였다. 장신세터 황동일에 기대를 걸었지만 시즌 초반 활약상은 저조하다. 아직 동료들과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 세 번째 세터였던 백광언까지 투입하는 등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그 역시도 뚜렷한 해답은 아니다.

김종민 감독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황동일이 연습 때는 나쁘지 않다는 게 김 감독의 평가다. 하지만 실전만 들어오면 연습 때의 토스가 나오지 않는다. 공격수들로서는 연습한 대로 공이 올라오지 않으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그나마 외국인 선수 마이클과는 잘 맞는 백광언이 주전으로 코트에 나서는 이유다. 김 감독은 “연습과 실전에서의 차이가 많이 난다. 자신감 문제인 것 같다”며 황동일을 근심어린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다.
백광언이 급부상하기는 했지만 결국 신체조건이 좋은 황동일이 부진을 떨쳐내고 주전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구상이다. 황동일의 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최근 황동일에게 이틀간 휴가를 줬다. 아예 집으로 보냈다. 김 감독은 “집에서 쉬면서 생각을 많이 하길 바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 정도로 김 감독 또한 답답한 상황이다.
15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도 세터 문제가 드러났다. 황동일이 코트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백광언도 승부처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언제쯤 대한항공이 기장의 진두지휘 하에 순조로운 비행을 할 수 있을까. 올 시즌 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그 시점이 늦어지면 제 궤도를 다시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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