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케일럽 클레이(25)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한 클레이는 이름값이 높지 않지만, 화려한 경력보다 내실있고 젊은 선수를 원한 김응룡(72) 감독으로부터 직접 선택을 받았다.
한화는 18일 미국 앨라바마주 버밍햄 출신 우완 투수 클레이와 총액 3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발표했다. 내년 시즌 성적의 최대 관건이 될 외국인 투수 2명 중 하나로 클레이를 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투구 영상을 통해 클레이를 지켜본 김응룡 감독의 선택이 있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김응룡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하며 직접 선택했다. 흔쾌하게 결정해주신 덕분에 영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감독님은 메이저리그 경력보다 내실을 추구하신다. 나이도 어리고, 가능성있는 투수로 감독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고 밝혔다. 김 감독도 "나이도 어리니까 적응도 잘 할 것이다.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응룡 감독은 올 시즌 중에도 외국인선수와 관련해 "메이저리그 경력은 중요하지 않다. 경력은 과거일 뿐 지금 당장 어떻게 던지느냐가 중요하다"며 "메이저리그 출신은 몸값만 비싸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20대 젊은 선수들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8년 연속 뛴 대나 이브랜드가 기대에 못 미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이브랜드의 경우 김응룡 감독 취임 전부터 이미 한화 구단이 공들인 선수로 김 감독의 의견이 크게 반영된 게 아니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선수들은 대개 30대 선수들이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하며 전성기를 지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들 중에서도 성공 케이스가 분명 있지만 가능성 측면에서는 젊은 선수들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어도 현재 기량, 향후 가능성이 중요하다. 투수의 경우 더 그렇다.
한화는 김응룡 감독의 말대로 보란듯 20대 중반 젊은피 클레이를 데려왔다. 내년이면 만 26세의 한창 젊은 나이로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다. 그렇다고 마이너리그 성적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특히 올해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더블A에서 시작한 그는 6월 중순 트리플A로 콜업돼 14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49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화로서는 한창 기량이 올라오는 시점에서 젊은 선수를 영입하게 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대다수 팀들이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의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지만, 한화는 김응룡 감독의 의중에 따라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국내선수 뿐만 아니라 외국인선수도 '성장형' 선수에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다.
클레이도 한화 구단의 접촉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새로운 도전에 흥미를 느끼며 계약서에 사인했다. 그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와 함께 한화 선발진의 원투펀치 역할을 맡는다. 내년 시즌 성적의 키. 구단과 선수 양 측 모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한화와 김응룡 감독 그리고 클레이의 색다른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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